빙속 1500m 출전 예정 러시아 2명
도핑 영향으로 최종 명단서 제외
노, 예비 2순위로 개인전 출전권 획득
대한빙상경기연맹의 안일한 행정 처리로 2018 평창 동계올림픽행이 좌절됐던 노선영(콜핑팀)이 올림픽 무대 출전권을 극적으로 획득했다.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500m에 출전 예정이던 러시아 선수 2명이 출전 명단에서 제외된 덕분이다.
빙상연맹은 26일 “국제빙상연맹(ISU)이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500m 출전권에 변화가 생겼다고 메일로 통보했다”며 “기존 출전권을 확보한 러시아 선수 2명이 빠지면서 예비 2순위였던 노선영에게 출전권이 재배정됐다”고 전했다. 노선영은 여자 1500m 출전권을 확보했고, 팀추월에도 나설 수 있게 됐다.
노선영의 극적 구제는 러시아 선수들이 빠지면서 가능했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는 이날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Olympic Athletes from Russia)’, 즉 개인 자격으로 평창 동계올림픽에 나설 선수 169명의 이름을 발표했다.
당초 러시아는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500m에서 예카테리나 시코바와 율리야 스코코바, 나탈리아 보로니나가 출전권을 확보했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명단에는 보로니나만 포함됐다.
앞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ROC가 제출한 개인 자격 참가 희망 선수 500명 중 일부 선수에게 출전 불가 판정을 내렸다. 이에 러시아는 선수들을 다시금 추려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 명단을 작성, IOC에 전달했다. 이 최종 명단에서 시코바와 스코코바가 빠지면서 노선영에게 기회가 돌아온 것이다.
노선영은 팀추월에 출전하려면 개인 종목 출전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ISU 규정을 정확하게 확인하지 못한 빙상연맹의 미숙한 행정에 평창올림픽 출전이 불가능해진 상황에 놓였다.
이날 빙상연맹은 김상항 연맹회장 명의의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연맹은 사과문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최근 빙상 국가대표팀과 관련, 연이어 발생한 문제들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노선영에 대해서는 “관련 규정을 정확히 전달하지 못해 노선영이 올림픽 출전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이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은 점에 대해서 사과한다”며 “평창올림픽 출전권을 재배정 받은 노선영이 남은 기간 올림픽 준비에 전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코치의 폭행으로 발생한 여자 쇼트트랙 간판 심석희의 선수촌 이탈과 관련, “해당 지도자에 대해서는 영구제명을 결정했다. 폭행 등 인권 침해 사안엔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
빙상연맹 ‘무능’에 마음고생, 노선영 올림픽 뛸 수 있다
입력 2018-01-26 19:31 수정 2018-01-26 2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