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첫 정치일정으로 與 원내지도부 오찬
“올림픽 성공·2월 국회·개헌 앞두고 위로”
우원식 “국민 삶 바꾸는 성과 내야”
일각 “그간 협치 노력 부족했다” 지적
文 “국민의당과 좋은 관계 맺기 바라”
여야 원내대표들과 회동 검토 지시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내가 국회의원을 한 기간이 짧아서 다 알 수는 없었지만 지난 8개월간 국회 상황을 보면 역대 어느 국회에서 이렇게 어려웠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더불어민주당 원내 지도부 14명 등 여당 관계자 17명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며 “정부 출범 이후 모두가 고생이 많지만 특히 원내 지도부가 비상한 시국에 국회 운영을 하느라 고생이 많다”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여소야대 정국에, 정책적 입장 차가 큰 여러 야당 사이에서 조율을 하는 데 수고가 많다”며 “당정청이 혼연일체가 돼야 한다. 앞으로 민심을 잘 받들고 역사적 과제 앞에 함께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평창올림픽 성공과 2월 국회, 개헌 등 큰일을 앞두고 있어 격려와 위로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원내 지도부 초청 배경을 설명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올해는 내 삶을 바꾸고 국민의 삶을 바꾸는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원내대표 교체도 있었고, 2월 국회도 있는 만큼 청와대와 여야 원내대표 간 회동을 진행했으면 한다”고 건의했다.
문 대통령은 우 원내대표의 건의를 받아들여 여야 원내대표들과의 회동을 검토하라고 청와대 참모진에게 지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원내대표 회동만 진행할지, 회동에 당대표도 초청할지 검토 중”이라며 “다만 야권에서 통합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 당장 대표 회동을 추진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5월 여야 원내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적이 있다. 야당 대표와의 별도 회동은 없었고, 해외순방 결과 설명을 위한 정당 대표 초청 회동만 7월과 9월 두 차례 열렸다. 두 번 모두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불참했다. 지난 2일 청와대 신년 인사회에서도 홍준표 한국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불참했다.
야당 대표들의 냉랭한 반응을 두고 그간 문 대통령의 협치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진정성을 갖고 야당을 대하기보다 다소 피상적인 초청 행사만 치렀다는 것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우리가 비판하는 적폐청산 작업을 문 대통령은 새해 들어 더 강조하고 있다”며 “이래서 협치가 되겠느냐”고 말했다.
따라서 여야 지도부와 회동을 갖더라도 2월 국회에서 쟁점법안 통과 등의 성과를 내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당장 이날 오찬에서 이훈 민주당 원내부대표는 “청와대가 국민의당을 필요할 때만 찾는 것 아니냐”며 “평상시에 관계를 넓혀야 하는데 그런 노력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전혀 그렇지 않다. 국민의당과 좋은 관계를 맺기를 적극적으로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필요하다면 협력을 위해 직접 역할도 하겠다”고 덧붙였다.
문동성 신재희 기자 theMoon@kmib.co.kr
文대통령 “당정청 혼연일체 돼 민심 잘 받들어야”
입력 2018-01-23 18:55 수정 2018-01-23 2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