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노원구 주민 홍길동씨는 자원봉사자로 등록해 종종 자원봉사를 한다. 오는 2월부터는 홍씨가 자원봉사를 1시간 할 때마다 700노원이 적립된다. 휴대전화 앱에 적립된 노원으로 홍씨는 음식점에서 밥값의 일부를 계산하거나 서점에서 책을 살 때 사용할 수 있다.
노원구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지역화폐 ‘노원(NW)’을 개발해 다음 달부터 운영한다고 18일 밝혔다. 지역화폐를 도입한 곳은 많지만 블록체인 시스템을 통한 지역화폐가 개발된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라는 게 노원구 설명이다.
지역화폐란 지방정부나 지역공동체가 발행하고 그 지역에서만 유통되는 대안화폐다. 지역공동체를 형성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형태로 실험되고 있다.
이번에 노원구가 새로 개발해서 유통하는 지역화폐 노원은 블록체인 기술 전문기업 글로스퍼가 개발했다. 그동안 지역화폐는 지폐나 상품권 형태로 발행됐으나 노원은 QR코드가 장착된 앱과 카드 형태로 발행된다.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거래 내용이 모두에게 공개되며, 모든 정보는 안전하게 관리된다.
1노원은 1원의 가치를 가진다. 노원은 개인이나 단체가 노원구 내에서 자원봉사나 기부, 자원재활용 같은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경우에 창출된다. 예컨대, 1시간 자원봉사를 하면 700노원이 적립되는 식이다. 기부 시에는 기부액의 10%, 쓰던 물품을 재활용에 내놓을 경우엔 판매액의 10%가 적립된다.
김성환 노원구청장은 “자원봉사, 기부, 자원순환 등은 사회적 가치가 큰 일이지만 그동안 시장가치로 환산되지 못했다”면서 “노원을 통해 이런 활동들에 경제적 가치를 부여하고 이것이 지역 안에서 사용되게 함으로써 사회적 가치를 활성화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원들은 노원을 가지고 물품을 사거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다른 회원에게 선물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현금으로 교환할 수는 없다. 현재 노원구에 등록된 자원봉사자와 기부자는 약 17만명으로 이들이 노원의 잠재적 회원들이다. 1월 현재 노원을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 숫자는 공영주차장이나 문화예술회관, 구민체육센터 등 공공시설 21개소와 서점, 카페, 미용실, 학원, 병원, 음식점 등 민간업소 66개소에 이른다.
김 구청장은 “가맹점주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점포를 홍보할 수 있고 지역화폐 사용자들을 유치할 수 있다”며 “내년까지 회원수 15만명, 가맹점수 1900곳 이상까지 확대한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노원구, 블록체인 지역화폐 세계 첫 개발
입력 2018-01-19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