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유승민 “미래 위한 통합과 개혁의 정치 시작”

입력 2018-01-18 19:09 수정 2018-01-18 21:35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오른쪽)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양당 통합을 선언한 뒤 웃으며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국민의당·바른정당 대표 ‘통합개혁신당’ 전격 선언

“구태정치와의 전쟁 선언” 합창
내부 동요가 조기 통합에 영향
신당 정체성·MB 수사엔 입장차

민주당·한국당은 평가절하
“보수야합” “생존 위한 피난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가 “미래를 위한 통합과 개혁의 정치를 시작한다”며 통합을 선언했다.

안 대표와 유 대표는 18일 오전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더 나은 세상과 희망의 미래를 열어가는 통합개혁신당(가칭)을 만들겠다”며 “양당의 대표로서 신당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두 대표는 기자회견 내내 현 정부 비판에 한목소리를 냈다. 두 대표는 “문재인정부가 증세 없는 복지라는 허구에 매달리는 것은 그렇게 비난하던 박근혜정부와 똑같다”며 “무능 독선 오만에 사로잡힌 민생 대책은 내놓는 것마다 시장에서 실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구태정치와의 전쟁’을 선언했다. 신당의 구체적 과제로는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 양극화·불평등 해소, 북핵 문제 해결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각론에서는 입장차도 여전했다. 신당의 정체성에 대해 안 대표는 “덧셈통합이 될 것”이라고만 한 반면 유 대표는 “바른정당은 개혁적 보수신당이라는 뜻을 포기하지 않고, 국민의당도 합리적 중도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통합 후 백의종군하겠다는 안 대표와 달리 유 대표는 “저는 지금 백의종군을 이야기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검찰의 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해서도 유 대표는 “정치보복이 돼서도 안 되고, 법치를 벗어나서도 안 된다”고 했으나 안 대표는 “법을 어긴 부분이 있다면 단호히 처벌하는 것이 옳은 길”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와 유 대표의 전격 통합 선언은 양당 통합파의 압박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 통합파 한 의원은 최근 안 대표에게 ‘이번 주까지 통합을 선언하지 않으면 손 떼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인숙 의원이 바른정당을 탈당한 것도 조기 통합선언에 영향을 미쳤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두 대표의 오늘 통합선언은 박 의원의 탈당으로 인한 양당 내부의 동요와 중립파의 불신을 제거하기 위한 성격이 있다”고 했다.

유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오늘 발표한 길에 동의하지 못하는 분들이 국민의당에 계신다면 통합신당 출범 때까지 어떤 식으로든 정리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박지원 정동영 천정배 의원 등 호남 중진의원과의 결별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한 셈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 관계자는 “적극적 반대파 의원들은 통합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정리될 것”이라며 “지금 중요한 것은 중립파 의원들을 최대한 설득해 탈당 여파를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와 유 대표는 19일 오전 양당 청년당원 대상 토크콘서트에 나란히 참석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 선언을 평가절하했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명분 없는 정치권의 이합집산이자 보수야합”이라며 “(당 내분에 대한) 반성과 사과 한마디 없는 점은 이명박 전 대통령 기자회견과 같은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도 “상처뿐인 결합은 생존을 위한 그들만의 피난처일 뿐이고, 그리 오래가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글=최승욱 이종선 기자 applesu@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