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독교 테러 위협에도 ‘땅끝 선교’ 사명은 멈춤 없다

입력 2018-01-15 00:01
지난해 선교계는 먹구름이 많았다. 크고 작은 테러와 선교사들에 대한 입국 거부 등으로 선교사들의 활동에 제약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행 1:8)는 예수 그리스도의 선교 명령은 2018년 새해에도 변함없는 사명으로 다가온다. 조용중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사무총장, 조용성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합동 총회세계선교회(GMS) 선교총무, 이정권 예장통합 총회세계선교부 총무 등 선교전문가 3인의 지상 좌담을 통해 올 한 해 선교계를 전망해본다. 좌담은 이메일과 전화 등으로 진행했다.

<지상 좌담 참석자>
조용중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사무총장
조용성 예장합동 총회세계선교회(GMS) 선교총무
이정권 예장통합 총회세계선교부 총무


-지난해 같은 경우, 선교 활동이 전반적으로 위축됐다는 평가가 있다. 먼저 지난해 한국교회의 해외 선교에 대해 평가를 한다면.

△조용중 사무총장=중국과 인도 등에서 선교사들이 추방되는 등 힘든 일이 많았다. 파키스탄에서 중국인 선교사들이 순교한 사건으로 인해 현지 선교사들이 상당히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정권 총무=여러 지역에서 발생한 크고 작은 테러와 입국 거부 조치 등으로 인해 선교사들이 고충을 겪었다. 국내에서는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성도가 줄었고, 이는 교회재정의 감소로 이어지면서 전체적으로 선교가 위축된 것이 사실이다.

△조용성 총무=기독교가 시작된 이래 선교가 안전하고 평안한 시대는 없었다. 지난해 같은 경우, 파키스탄에서의 선교사 순교 사건은 해당 선교 단체의 지혜롭지 못한 행동으로 무고한 희생자를 낸 것이다.

-최근 KWMA와 한국선교연구원 등에서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파송 선교사수의 증가율이 점점 둔화되는 현상이 뚜렷했다. 급기야 역대 최저 증가율을 보였는데.

△조 사무총장=이달 초 발표한 KWMA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보다 선교사 수가 231명 증가했다. 소수 증감의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 총무=예정된 결과였다고 본다. GMS만 하더라도 지난해 50가정 92명의 선교사를 파송했다. 2016년에는 65가정 126명을 파송했다. 1년 사이에 34명(37%)이 준 것이다.

△이 총무=선교사 파송 숫자의 감소는 어느 정도 예상되는 부분이기는 하다. 그러나 앞으로는 평신도 전문인 선교사가 늘 수 있고, 국내 사역자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되면 선교사 파송 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은 조금 이르다고 생각한다. 몇 년간은 약간의 상승이 있으리라고 기대한다.

-올 한 해 한국교회의 해외선교 활동을 어떻게 전망하나.

△조 사무총장=무슬림 지역에서 반미운동과 반기독교적 테러가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선교사들은 두드러지는 외부활동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독자적인 대형 집회나 외부행사들을 계획하기에 앞서 항상 현지교회와 함께 상의하는 절차를 우선순위로 삼을 것을 제안한다.

△이 총무=한국교회의 선교 활동은 점진적으로 약화될 것으로 본다. 이럴 때 일수록 선교사의 지도력 고양, 평신도 전문인 선교사의 양성과 파송에 힘써야 한다. 선교 현장에서 자립 선교를 지향하고 현지 교회 지도자와 협력해 일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선교 신학을 재정립하는 한편 건강한 선교를 위한 정책과 전략도 정비해야 한다.

-올해 선교사들이 선교 현장에서 주력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조 사무총장=현지상황을 잘 파악하고 전략을 짜야 한다. 현지인 리더십을 개발하고 그들을 돕는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선교사에게 개척자의 역할을 더 이상 요구하지 않는 곳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총무=소통과 협력이다. 세계는 네트워크와 망짜기를 넘어 초연결 사회를 이루고 있다. 선교사는 현지 교회 지도자들과 협의하고 협력하는 선교를 지향해야 한다. 현지 교회 지도자들과 정기적으로 간담회를 갖는 방식 등으로 협력하는 선교를 이뤄야 한다.

-시대와 문화가 급변하면서 현재와 과거의 선교사들 사이에 사고방식이나 현장대처능력 등 다른 면도 많을 것 같다.

△조 총무=초기 선교사들에게는 ‘선교 로드맵’이 없었다. 이제는 다르다.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전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후배 선교사들이 ‘전적(全的)인 헌신’을 했으면 한다. 잠시 젊은 날을 보내고 오는 것을 선교라고 생각하지 않길 바란다. 무턱대고 선배 선교사들이 틀렸다고 하기 전에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 ‘윈-윈’하는 선교를 했으면 한다.

△조 사무총장=후배 선교사들이 헌신의 길을 갔던 선배들에게서 좋은 점을 배우고, 여기에다 자신만의 독창적인 사역을 가미해 펼쳐 나간다면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 총무= 선배들은 주님의 일이라면 닥치는 대로 맡아서 모든 시간을 쏟아부었다. 후배 선교사들의 경우, 선교 정보의 수집과 활용 능력이 탁월한 것 같다. 비슷한 점은 온 천하에 다니며 복음을 전파하는 열정과 생명을 살리고 싶어 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선교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조 사무총장=현실적으로 정보통신기술(IT) 분야에 헌신하는 이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성경말씀에 전적으로 의지하는 하나님의 사람을 양육해야 한다. 갈수록 인간성이 메말라가는 시대에 교회는 진정한 믿음의 공동체로서 모습을 갖춰야 한다. 선교사들은 현장에서 그런 공동체를 세울 수 있어야 한다.

△조 총무=무엇보다 전문성이 요구된다. 각자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를 깊이 공부하고 전문성을 길러서 특화된 선교를 했으면 한다.

△이 총무=기술 발전에 따른 세상은 진보하지만 여전히 세상을 통치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다. 그분의 주권 아래 있음을 깨닫고 하나님 나라와 교회 공동체에 대한 견고한 신학을 구축하는 일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선교 현장에서는 지역과 나라를 초월해 유익한 정보를 얻고, 얻은 정보를 통해 선교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이제 막 선교사로 헌신하는 분들을 위해 격려와 조언의 말씀을 해준다면.

△조 사무총장=하나님에 대해 전적으로 신뢰하며 성경 말씀을 실현하는 사람이라면 시대의 어떤 변화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가진 하나님이 세상 끝날까지 함께하시겠다는 약속을 했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소명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나아간다면 하나님께서 열매를 맺게 하실 것이다.

△이 총무=선교의 길에는 고난이 함께한다. 이를 피하려 해서는 안 된다. 베드로도 고난을 피하려고 했다가 주님께 책망을 받은 적이 있다. 고난은 당연한 것이니 기쁘게 감당하며 사역하길 바란다.

△조 총무=선교란 궁극적으로 진리를 전하는 것이다. 성경과 복음을 정확히 알고 철저히 준비된 사람이 선교사로 가야 한다. 선교지에서는 선교사의 희생이 아니라 바른 진리의 선포가 요구된다.

정리=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그래픽=이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