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명의 희생자를 낸 충북 제천 노블 휘트니스 스파 화재 사고에 대해 소방청이 “구조에 아쉬운 점이 있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유가족은 반발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0일 전체회의를 열고 제천 화재 관련 현안보고를 진행했다. 조종묵 소방청장은 “종합적으로 보면 초기 단계부터 화재가 급속히 확산됐고 충북 소방통신망 부실로 원활하게 대응하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여기에 대원들의 특수장비 관리 능력 부족 등이 확인돼 상응한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소방청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는 표현을 사용해 책임 미루기에 급급한 것 아니냐는 유족의 반발이 제기됐다. 이 과정에서 일부 유족은 항의하며 퇴장했다. 보고에 앞서 류건덕 유가족 대표는 “초기 대응이 미흡했던 점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해 달라”고 말했다.
화재 당시 현장에서는 무전 통신이 원활하지 않아 현장에 상황이 잘 전파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종희 제천소방서 지휘조사팀장은 “대원들과는 교신을 했는데 상황실과는 교신이 되지 않았다”며 “사고 나기 며칠 전 통신불가 지역을 파악해 무전기 교체를 요청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본부 상황실에서는 신고와 구조요청 전화 등을 통해 2층 내부에 사람이 많이 있다는 정보를 알고 있었지만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은 “현장 지휘관이 파악해야 할 내용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고 구조 지시가 엉뚱하게 내려졌다”며 “짐작과 추측에 의한 지시 때문에 인명 구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소방차 전용구역 주차 시 과태료 100만원을 부과하는 내용의 소방기본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소방청 “제천 화재, 나름 최선 다했다”… 유족 “책임 미루기”
입력 2018-01-10 18:21 수정 2018-01-10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