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4구 실린 北 목선 울릉도 앞바다서 발견

입력 2018-01-07 21:47 수정 2018-01-07 23:27
7일 오전 울릉도 앞바다에서 발견된 북한 선박이 경북 울릉군 현포항으로 예인되고 있다. 울릉군 제공

울릉도 앞바다에서 시신 4구가 실린 북한 선박이 발견돼 관계 당국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동해해경청, 울릉군 등에 따르면 7일 오전 9시55분쯤 경북 울릉군 서면 태하 대풍감 500m 해상에서 뒤집힌 채 반침수 상태에 있던 북한 선박을 예인했다.

우리 측 오징어잡이배가 이 선박을 처음 발견했으며, 신고를 받은 동해해경과 울릉군 어업지도선이 선박을 울릉군 북면 현포항으로 예인했다.

국가정보원과 군, 경찰 등으로 구성된 합동심문조는 선박을 인계받은 후 선박 종류와 외관에 적힌 숫자 등을 검토해 해당 선박의 국적을 북한으로 추정했다. 북한 선박은 길이 5m, 폭 1.5m의 소형 목선이다. 스크루가 동력장치로 장착돼 있었으며, 배 안에서 취사도구와 가스통도 발견됐다.

배를 해체하는 과정에서 북한 선원으로 추정되는 시신 4구가 발견됐다. 이들은 모두 남성이며 어업 작업용 옷을 입고 있었다. 시신은 백골화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오래전부터 표류하다 울릉도 해상으로 떠내려온 것으로 추정된다. 시신은 현재 울릉의료원에 안치된 상태다.

관계 당국은 시신의 신원 확인과 표류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귀순을 목적으로 했을 수도 있고 조업 중 조난을 당했을 수도 있다.

심각한 식량난으로 북한 어선들이 먼바다까지 나가 조업하다가 표류해 일본 해안에서 구조되거나 시신으로 발견되는 사례가 많긴 하지만 근래 동해안에서 북한 목선과 시신이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지난달 20일에는 소형 목선을 탄 북한 남성 2명이 동해로 넘어와 귀순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대구=김재산, 동해=서승진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