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순(사진) 강원도지사가 지난달 북측과의 비공개 회동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에서의 남북 피겨스케이팅 단일팀 구성, 북한 응원팀 파견 등을 제안했다.
최 지사는 중국 쿤밍(昆明)에서 열린 제3회 아리스포츠컵 국제 유소년 축구대회 개막 전날인 지난해 12월 18일 참가국인 북측과 비공개로 회동했다. 회동에는 남측의 최 지사와 김경성 남북교류협회 이사장이, 북측에선 4·25체육위원회 소속 문웅 단장을 비롯한 5명이 참석했다.
김 이사장은 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최 지사가 비공개 회동에서 북측에 ‘평창올림픽에서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단일팀 구성을 해보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최 지사가 “우리나라는 남자싱글, 여자싱글, 아이스댄싱 출전 선수가 있는데 남녀페어 출전 선수가 없다. 북한 페어팀이 참가하면 단체팀을 구성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이다. 북한은 피겨스케이팅 페어 종목에서만 염대옥 김주식 선수가 동계올림픽 출전 자격을 획득했다.
최 지사는 또 북측 인사에게 “북측에 모든 편의를 제공하겠다. 선수단뿐 아니라 응원단과 고위급 인사도 같이 평창올림픽에 보내 달라”고도 요청했다. 그러면서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의 평창올림픽 출범식을 마식령스키장에서 개최한 뒤 원산항으로 이동해 강원도가 제공하는 크루즈 여객선을 타고 강릉으로 오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마식령스키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동계올림픽 남북 분산 개최지로 언급했던 곳이다.
김 이사장은 “최 지사의 제안을 들은 문 단장이 ‘관계 부처에 잘 전달해 좋은 답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김진표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탁구선수 출신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도 12월 22일 문 단장 등을 만나 최 지사의 제안에 힘을 실어줬다. 박 의원은 “당시 만남은 나쁘지 않은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
최문순, 지난달 北에 “피겨 단일팀 구성” 제안
입력 2018-01-02 18:45 수정 2018-01-02 2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