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 불 꺼져가는데… 큰손들 왜 조용하나

입력 2016-12-22 04:00
올해 프로야구 스토브리그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큰손’이었던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 한화 이글스가 조용하다. 어수선한 팀 내 분위기와 영입 실패에 대한 교훈 때문에 섣불리 지갑을 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NC와 롯데, 한화는 지난해 스토브리그 때 엄청난 투자를 했다. NC는 당시 역대 최고액인 4년 96억원에 자유계약선수(FA)로 박석민을 삼성 라이온즈로부터 영입했다. 무려 235만 달러를 들여 외국인 3인방과 재계약에 성공했다. 롯데는 기존 짠물 구단 이미지를 벗고 송승준과 윤길현, 손승락 등 세 명의 FA를 잡는데 138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했다. 한화는 정우람과 김태균 등 FA 계약으로만 191억원을 썼다. 이 금액은 역대 단일시즌 한 구단 최고 FA 계약 금액이다.

하지만 올해는 완전히 지갑을 닫았다. NC는 FA로 나온 용덕한을 은퇴시켰다. 외국인 선수 3명 중 단 한 명도 계약에 성공하지 못했다. 롯데는 해외 진출을 추진 중인 황재균 외에는 관심이 없다. 한화도 감감 무소식이다.

이런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우선적으로 구단 내부 사정 때문이다. NC는 올 시즌 불거진 승부조작 여파로 운영본부장과 단장이 직무정지 상태다. 스토브리그를 이끌어야할 두 축이 모두 공석인 상황이다. 롯데는 사장이 교체돼 팀 운영 방향이 아직 정비되지 않았다.

한화는 김성근 감독의 독주를 막기 위해 박종훈 전 LG 트윈스 감독을 단장에 앉혔다. 김 감독은 계속해서 좋은 선수의 영입을 주장하고 있지만 박 단장과 구단은 외부 FA보다 내부 선수 육성에 더 큰 신경을 쓰고 있다.

지난해 막대한 돈을 들이고도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부담감도 작용하고 있다. 롯데는 송승준이 부상 여파로 10경기에 나와 1승 2패를 기록하는데 그치며 올 한해 최고 ‘먹튀’가 됐다. 윤길현은 7승 2세이브 16홀드에 블론세이브가 8개나 되고 평균자책점은 무려 6.00이나 됐다. 손승락은 7승 3패 20세이브, 평균자책점 4.26이라는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겼다. 당연히 4년 연속 가을야구에 실패했다.

한화도 그 많은 돈을 들이고도 FA영입 효과를 보지 못하고 처참한 성적을 거뒀다. 한화 관계자는 “향후 유망주 유출을 막고, 부족한 전력은 내부 유망주 발굴 및 트레이드를 통해 보강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NC는 최고의 전력을 구축했다고 자부했지만 한국시리즈에서 두산 베어스에 힘 한 번 못쓰고 4연패로 무너졌다. 리그에서 2위를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정작 중요할때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