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대제’ 최강희, ACL서 두 번째 왕관

입력 2016-11-27 19:06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이 27일(현지시간)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좀처럼 웃지 않는 ‘강희대제’ 최강희(57) 전북 현대 감독이 활짝 웃었다. 2000년대 중반 평범한 팀이었던 전북이 두 차례나 아시아 무대를 제패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최 감독의 뛰어난 리더십이다.

최 감독은 2003년 시작된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서 처음으로 두 차례 정상에 오르는 사령탑이 되는 영광을 안았다.

2005년 여름 전북 사령탑에 오른 최 감독은 이듬해 ACL 결승전에서 알 카라마(시리아)를 합계 3대 2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이어 2009년 처음으로 K리그를 제패하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2011년 12월 국가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최 감독은 2014 브라질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뒤 2013년 6월 전북으로 돌아왔다. 그는 전북의 트레이드마크인 ‘닥공(닥치고 공격)’을 앞세워 2011년과 2014년, 2015년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K리그에서 최초로 네 차례 우승을 달성한 최 감독은 ACL을 두 차례나 정복하며 명실상부한 명장의 반열에 올랐다.

최 감독은 선수 관리에 탁월한 능력이 있다. 기량이 하락세에 접어든 선수를 다시 상승세로 돌려 ‘재활공장장’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는 경기 전 선수들에게 특별한 주문을 하지 않는다. 선수들을 믿기 때문이다. 전북은 이번 시즌 호화 스쿼드를 갖췄다. 하지만 이를 효율적으로 운용할 줄 아는 최 감독이 없었더라면 ACL 우승은 어려웠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최 감독은 매 시즌 스쿼드가 요동쳐도 전북을 흔들리지 않게 조련했다.

최 감독은 10년 만에 아시아 정상을 탈환한 뒤 기자회견에서 “5년 전 ACL 결승전에서 알 사드에 패한 뒤 한 번도 우승을 잊은 적이 없다”며 “이번 경기 전에 우리가 푸대접을 받았고, 그런 것들이 선수들에게 동기 유발이 됐다. 경기가 거칠었는데 우리 선수들이 절대 흥분하지 않고 자기 역할을 했기 때문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최 감독은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감독’ 후보에 올랐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