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좀처럼 웃지 않는 ‘강희대제’ 최강희(57) 전북 현대 감독이 활짝 웃었다. 2000년대 중반 평범한 팀이었던 전북이 두 차례나 아시아 무대를 제패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최 감독의 뛰어난 리더십이다.
최 감독은 2003년 시작된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서 처음으로 두 차례 정상에 오르는 사령탑이 되는 영광을 안았다.
2005년 여름 전북 사령탑에 오른 최 감독은 이듬해 ACL 결승전에서 알 카라마(시리아)를 합계 3대 2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이어 2009년 처음으로 K리그를 제패하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2011년 12월 국가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최 감독은 2014 브라질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뒤 2013년 6월 전북으로 돌아왔다. 그는 전북의 트레이드마크인 ‘닥공(닥치고 공격)’을 앞세워 2011년과 2014년, 2015년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K리그에서 최초로 네 차례 우승을 달성한 최 감독은 ACL을 두 차례나 정복하며 명실상부한 명장의 반열에 올랐다.
최 감독은 선수 관리에 탁월한 능력이 있다. 기량이 하락세에 접어든 선수를 다시 상승세로 돌려 ‘재활공장장’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는 경기 전 선수들에게 특별한 주문을 하지 않는다. 선수들을 믿기 때문이다. 전북은 이번 시즌 호화 스쿼드를 갖췄다. 하지만 이를 효율적으로 운용할 줄 아는 최 감독이 없었더라면 ACL 우승은 어려웠을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최 감독은 매 시즌 스쿼드가 요동쳐도 전북을 흔들리지 않게 조련했다.
최 감독은 10년 만에 아시아 정상을 탈환한 뒤 기자회견에서 “5년 전 ACL 결승전에서 알 사드에 패한 뒤 한 번도 우승을 잊은 적이 없다”며 “이번 경기 전에 우리가 푸대접을 받았고, 그런 것들이 선수들에게 동기 유발이 됐다. 경기가 거칠었는데 우리 선수들이 절대 흥분하지 않고 자기 역할을 했기 때문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최 감독은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감독’ 후보에 올랐다.
김태현 기자
‘강희대제’ 최강희, ACL서 두 번째 왕관
입력 2016-11-27 1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