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후폭풍’에 떨고 있는 美 IT 기업들

입력 2016-11-21 00:01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2014년 6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맥프로 생산 공장을 방문해 제조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팀 쿡 트위터 계정

실리콘밸리 IT 기업들이 트럼프 후폭풍에 바짝 긴장하며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미국 경제지 포천은 애플이 올해 6월 아이폰 생산업체 폭스콘과 페가트론에 생산공장을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전할 수 있는지를 문의했다고 일본 닛케이를 인용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페가트론은 생산비용 증가를 이유로 거절했으나, 폭스콘은 여전히 제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애플이 미국으로 공장 이전을 검토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기간 동안 아이폰 공장을 미국으로 옮길 것을 요구한 것과 관련 있다는 지적이다.

트럼프는 미국 제조업 부활을 중요한 경제 정책으로 내세웠다. 애플은 전 세계 스마트폰 수익을 독식하지만 제품을 중국에서 생산해 미국 내 고용에는 별로 기여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애플은 2014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맥프로 생산라인을 가동시키며 비난 여론을 잠재우려고 했다. 하지만 맥프로는 애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다. 때문에 트럼프는 아이폰을 미국에서 만들라고 애플을 압박한 것이다.

하지만 아이폰 미국 생산은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중국의 값싼 노동력 덕분에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었는데 인건비가 비싼 미국으로 옮길 경우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최소 배 이상의 비용 증가가 예상된다고 보고 있다.

중국 소비자협회(CCA)는 아이폰6와 아이폰6s에서 배터리 잔량이 절반 이상 남아 있는데도 온도가 낮아지면 갑자기 꺼지는 경우가 발생한다며 애플에 조사를 공식 요청했다.

중국 정부 차원에서 문제 제기를 한 것은 트럼프의 보호무역 기조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는 중국 제품에 대해 4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중국에 으름장을 놨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트럼프 당선에 대한 책임론에 휩싸였다. 뉴스 소비의 중요한 플랫폼인 구글과 페이스북이 ‘가짜 뉴스’를 제대로 거르지 않아 트럼프가 당선됐다는 게 비난의 핵심이다. 가짜 뉴스 제작자인 폴 호너가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사실 여부를 확인하지 않는다”면서 자신이 올린 가짜 뉴스가 선거에 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플랫폼의 신뢰도를 지키기 위해 가짜 뉴스 퇴출에 나서겠다고 진화를 시도했다. 구글은 PC 검색에서 노출되던 ‘인 더 뉴스’ 항목을 없애기로 했다. 뉴스라는 분류 때문에 가짜 뉴스도 함께 상위에 노출되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정보의 99%는 진짜”라며 억울함을 내비쳤던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도 19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가짜 뉴스에 맞서기 위해 우리가 할 일을 해 나갈 것”이라고 강경 대응 방침을 천명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