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차게 날아올랐다. 총알도 막아낸다는 일곱 소년의 기세가 호기롭다. 데뷔 4년차 그룹 방탄소년단(멤버 랩몬스터 슈가 진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은 한류를 넘어 이미 세계로 향했다.
지난 6일 정규 2집 ‘윙스(WINGS)’ 활동을 마무리한 방탄소년단은 이번 앨범으로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 지난달 발매 초기 국내 8개 음원사이트를 휩쓴 건 물론 ‘전곡 줄 세우기’를 달성했다. 타이틀곡 ‘피 땀 눈물’은 케이블 포함 국내 6개 방송사 음악 프로그램 1위를 차지했다.
음원 성적뿐 아니라 앨범판매량에서도 압도적인 기록을 세웠다. 10월 한 달간 68만1924장을 팔아치워 가온차트 월간 앨범차트 1위에 올랐다. 이는 가온차트 집계 이래 최고 판매량이다.
해외 관심도 뜨거웠다. 미국 빌보드 메인차트인 ‘빌보드 200’에서 한국 가수로는 최고 기록인 26위(10월 29일 발표)에 랭크됐다. 이와 함께 ‘월드 앨범’ ‘월드 디지털 송’ ‘소셜 50’ 등 차트에서 모두 1위를 휩쓸었다.
빌보드는 세 차례에 걸친 칼럼을 통해 방탄소년단의 미국 내 인기를 조명하기도 했다. 빌보드는 “방탄소년단은 미국 내 프로모션이나 영어노래 하나 없이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며 “미국 시장에 피상적으로 접근했던 기존 K팝 가수들과 다른 방식을 보였다”고 소개했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 아시아, 남미 등에서 두루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 가수 최초로 영국 UK 오피셜 앨범차트(62위)에 진입했다. 전 세계 아이튠즈 순위에서도 눈에 띄는 강세를 보였다. 50개국의 힙합 앨범차트와 18개국의 힙합 음원차트에서 1위를 기록했다.
방탄소년단의 이 같은 글로벌 인기는 다소 이례적인 현상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앞서 해외 진출을 시도한 가수들의 경우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취한 데 반해 방탄소년단은 별다른 해외 활동 없이 자연스럽게 알려지고 입소문을 탔다는 것이다.
미국 진출 1세대로 꼽히는 보아, 세븐 등은 현지에서 앨범을 내고 활동했다. 일본에서 인기를 끈 동방신기, 빅뱅, 카라 등도 현지 활동에 주력하며 인지도를 높였다. 그에 반해 방탄소년단은 미국에서 정식 음반을 발표한 적이 없다. 일본·유럽·남미 등에서 쇼케이스를 열긴 했으나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의도한 건 아니었다. 그야말로 ‘앉아서’ 성공을 한 셈이다.
트렌디한 음악성과 인간적인 매력이 국경을 뛰어넘은 인기요인으로 꼽힌다. 빌보드는 “방탄소년단은 멤버 개개인의 예술적 개성과 그룹사운드·팀워크가 잘 조화된 팀”이라며 “이는 한국어를 사용하지 않는 팬들이 이질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훌륭한 마케팅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SNS를 통한 활발한 소통은 친근감을 끌어올렸다. 특히 멤버들이 직접 관리하는 트위터(@BTS_twt)의 영향력이 상당하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의 집계 결과 방탄소년단은 지난 3월 한 달간 리트윗(539만여건)이 가장 많이 된 아티스트였다. 미국 인기 래퍼 칸예 웨스트(375만여건)와 가수 저스틴 비버(358만여건)도 제친 결과였다.
소속사 관계자는 “이렇게까지 큰 반응이 있을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멤버들은 물론 회사 내부적으로도 방방 뜨는 분위기가 아니다. 팬 여러분께 감사할 뿐”이라고 14일 말했다. 아직 구제척인 해외 진출 계획은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12∼13일 열린 팬미팅에서 “힘들 때마다 팬 여러분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신다”며 “앞으로 더 좋은 음악과 무대로 보답하겠다”고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총알도 막아낸다’는 방탄소년단, 세계로 훨∼ 훨
입력 2016-11-15 18:10 수정 2016-11-15 2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