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는 9일(현지시간) 차기 행정부 내각을 구성할 인물을 선정하는 일에 본격 착수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트럼프는 그동안 인수위원장을 맡고 있는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로부터 매주 한 차례 공직 후보자 명단을 보고받아 왔으나, 선거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행정부 고위직 후보군을 수백명으로 압축하는 등 조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의 인선을 돕는 측근들은 크리스티 주지사를 비롯해 레인스 프리버스 전국위원회 위원장, 부통령 당선자 마이크 펜스, 트럼프 장녀 이방카의 남편 자레드 쿠시너 등이다.
실무적으로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영역별로 맡고 있는데 국가안보 분야 장관급 인사 검증은 미 연방수사국(FBI) 출신인 마이크 로저스 전 하원의원이 주도하고 있다. 국방 분야 고위직 인선은 조셉 켈로그 예비역 중장이, 국내 분야는 켄 블랙웰 전 신시내티 시장이 각각 진행하고 있다.
통상 대선을 치르고 나면 당선자는 1주일 안에 백악관 비서실장을 발표하고, 1개월 안에 차기 행정부의 주요 장관 후보들을 지명한다.
국무장관 후보에는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과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 존 볼턴 전 국무부 차관, 리처드 하스 미국외교협회장 등이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AP통신은 한때 트럼프의 러닝메이트로 거론된 적이 있는 깅리치 전 의장을 유력한 국무장관 후보로 꼽았다. 코커 상원의원도 트럼프가 러닝메이트로 고려한 적이 있는 당내 외교통이다. 트럼프처럼 성공한 기업인 출신이다. 볼턴 전 차관은 트럼프가 지난 6월 한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직접 국무장관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한 적이 있다. 하스 외교협회장은 국무부 정책기획국장을 지낸 외교관 출신으로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의 고문을 맡기도 했다.
국방장관에는 마이클 플린 전 국방정보국(DIA) 국장이 유력하다. 예비역 육군 중장인 플린 전 DIA 국장은 트럼프가 후보 시절 정보기관들로부터 받는 브리핑에 배석할 정도로 트럼프의 신뢰가 두텁다. 또 다른 국방장관 후보로는 제프 세션스 상원의원이 거론된다. 세션스 의원은 상원의원 중 가장 먼저 트럼프 지지를 선언해 트럼프의 이너서클 중 가족을 제외한 몇 안 되는 외부 인사 중 한 명이다. 만일 세션스 의원이 국방장관을 맡을 경우 플린 전 DIA 국장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기용될 가능성이 있다.
국무부의 조셉 윤 신임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상원의 인준이 필요한 장관급이 아니어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더라도 교체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트럼프는 정부조직 구성과 원활한 정권 인수를 위해 이날부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보고받는 수준의 일일 정보보고를 17개 정보기관으로부터 별도로 보고받는 것으로 알려져 대통령 당선자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케 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美 트럼프 시대] ‘트럼프 정부’ 조각 속도전… 국무·국방 윤곽 드러나
입력 2016-11-11 04: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