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공백 어쩌나”… 朴 대통령 페루 APEC 불참

입력 2016-11-08 18:20

정부는 오는 19일부터 페루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북한의 5차 핵실험 등 한반도 안보 상황의 엄중함을 감안해 금년도 APEC 정상회의에는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기로 지난 9월 이미 결정한 바 있다”고 답했다.

그간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국정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박 대통령이 정상외교를 정상적으로 펼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는 계속돼 왔다. APEC 정상회의 역시 박 대통령이 불참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이어졌다. 조 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불참이 이미 9월에 결정된 것이라며 최순실 게이트와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하지만 북한 핵실험 등 안보 위기 등을 이유로 대통령의 APEC 불참이 결정된 전례가 없는 만큼 최순실 사태로 인한 외교 공백이 가시화됐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우리 대통령의 APEC 불참은 사상 처음이다. 역대 대통령들은 1993년 개최된 제1차 APEC 정상회의 이래 23년간 최대 국제 외교 이벤트로 꼽히는 APEC 무대에 참석해 왔다. 올해 APEC 정상회의에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주요 4개국 정상은 참석을 확정지은 상황이다.

박 대통령의 빈자리는 황교안 총리가 대신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황 총리가 APEC 정상회의 참석차 18일부터 페루를 방문한다고 해당국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후임 총리 인선에 따라 변동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