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대, 마라톤 동메달

입력 2016-09-19 18:49 수정 2016-09-20 00:50

2016 리우데자네이루패럴림픽에 출전한 김규대(32·사진)는 원래 두 개의 꿈이 있었다. 군에서도 가장 힘들다는 해군 특수전여단(UDT)에 들어가 조국에 봉사하겠다는 꿈과 별을 좋아해 천문학도가 되는 것이었다.

신체 건강했던 김규대는 UDT에 들어가는 것을 선택했다. 그래서 2014년 1월 자원입대했다. 지원자 중 절반이 탈락할 정도로 힘들다는 24주간의 지옥훈련을 감내했다. 결국 UDT 하사로 임관해 녹색 베레모를 썼다.

그런데 그 해 12월 훈련에서 한 순간에 모든 걸 잃었다. 낙하산 강하훈련을 하다가 자동으로 펴져야 할 주낙하산이 고장 나 버렸다. 설상가상으로 보조낙하산은 줄이 꼬였다. 맨몸으로 떨어진 김규대는 하반신이 마비되는 척수장애를 얻었다. 그것도 하반신을 전혀 쓸 수 없는 1급 장애자가 됐다.

그는 병원에서 눈물로 지냈다. 그런데 2005년 병상에서 우연히 서울국제휠체어마라톤대회를 봤다. 그의 눈에는 휠체어 선수들의 열정이 보였다. 그 때 군복을 벗더라도 국가대표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가대표가 되겠다는 열정으로 휠체어를 열심히 끌었고, 운동을 시작한지 불과 1년 2개월 만에 국가대표가 됐다.

국가대표가 돼 성취감과 자신감이 생긴 김규대는 접었던 또 다른 꿈이 생각났다. 바로 천문학도였다. 그렇게 그는 열심히 공부했다. 결국 2012년 김규대는 미국 일리노이주 파크랜드 칼리지 천문학과에 입학했다.

김규대는 학업과 운동을 병행 중이다. 리우패럴림픽 마지막 날인 18일(현지시간) 열린 휠체어 마라톤(장애등급 T54)에서 1시간 30분 8초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따냈다. 전날 남자 1600m 계주(4×400m·장애등급 T53/54) 결승 경기에서 동료들과 힘을 합쳐 3위를 차지했지만 석연치 않은 재경기 결정으로 억울하게 동메달을 뺏긴 아픔도 말끔히 씻었다. 한국 대표팀은 김규대의 메달을 마지막으로 금메달 7개, 은메달 11개, 동메달 17개를 획득해 종합 20위로 대회를 마쳤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