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기사를 부른 술 취한 손님이 놓고 내린 휴대전화를 훔쳐 이를 고가에 외국인들에게 팔아치운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장물취득 혐의로 중고 휴대전화 매입업자 김모(59)씨를 구속하고 절도 혐의로 정모(38)씨 등 대리기사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정씨 등은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대리운전을 하면서 손님들이 술에 취해 차에 두고 내리거나 떨어뜨린 고가의 휴대전화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훔친 휴대전화는 김씨에게 6만∼13만원을 받고 팔았다.
서울 광진구에서 휴대전화 매장을 운영하는 김씨는 평소 대리기사들에게 중고 휴대전화를 산다는 내용이 적힌 명함을 돌려두고 휴대전화를 훔친 대리기사들로부터 장물을 사들였다. 대리기사들이 모여 손님을 기다리는 강남의 한 지하철역에 아예 ‘중고 휴대폰 매입’이라고 쓴 천막 형태의 노점까지 차려 두기도 했다. 김씨는 이렇게 얻은 휴대전화를 외국인들에게 자신이 산 가격의 두 배에 팔아넘겨 이득을 취했다.
경찰은 “지금까지 휴대전화 4대의 피해가 확인됐지만 범행이 상습적인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
손님 놓고내린 휴대폰 ‘슬쩍’한 대리기사들
입력 2016-09-13 16: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