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커 “북핵, 말만으론 못 막아… 제재 강화해야”

입력 2016-09-11 18:18 수정 2016-09-11 21:35
서맨사 파워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 앞서 “분열은 북한의 추가 도발을 부추긴다”며 단합을 촉구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전력 개선이 예상보다 빨라진 것에 적잖이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조만간 북한의 미 본토 공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이전과 달리 강경한 대응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 하원의장과 상·하원 외교·군사위원장 등은 북한 핵실험을 규탄하며 보다 강력한 대북제재를 촉구했다.

주요 언론은 미 본토가 북한 핵미사일의 타격권에 들어가는 것에 심각한 우려를 나타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핵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라는 제목의 9일자 사설에서 “불량 정권(북한)이 미 중북부 시카고까지 타격할 수 있는 무기를 곧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무기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KN-08’을 가리킨다. WSJ는 “KN-08에 대한 미국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북한은 예상보다 훨씬 빨리 기술적 문제를 해결했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도 “북한이 핵탄두를 지구 반 바퀴 거리까지 날릴 수 있는 기술개선을 이뤄 워싱턴과 뉴욕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미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이 2020년이면 핵탄두 장착 ICBM 제조기술을 확보하고, 핵탄두도 100기까지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북한 미사일 전문가 존 실링은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문제”라며 “차기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 의원 20여명은 신속하고도 강력한 대북제재를 요구하는 성명을 쏟아냈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성명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가 부여한 대북제재 권한을 최대한 활용하고 김정은 정권을 겨냥한 국제사회의 제재를 완전히 이행하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은 “쏟아내는 말만으로는 북한 핵위협을 멈출 수 없다”며 “미국 중국 유엔이 즉각 제재를 강화하지 않으면 북한은 핵보유국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도 북한 고려항공과 중국 기업·은행에 대한 조속한 제재를 촉구했다. 의원들은 공통적으로 대북제재법의 철저한 이행과 중국의 대북제재 이행 압박, 사드의 신속한 한반도 배치,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을 주문했다.

싱크탱크 ‘시카고 국제문제협의회(CCGA)’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0%가 북핵을 미국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받아들였다. 지난해 조사에 비해 5% 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은 북핵을 테러(75%)에 이어 두 번째 큰 위협으로 여기고 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