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때 고향에 내려가면 가장 먼저 신경 쓰이는 게 부모님 건강일 것이다. 혹시 부모님의 허리가 굽어있기라도 하다면, 그동안 고생만 하게 만든 탓으로 등이 굽은 듯 여겨져 더 죄송하고 가슴 아플 것 같다.
필자는 최근 1년 넘게 한 종합편성채널의 재능기부 방송 프로그램 ‘엄마의 봄날’ 제작에 참여해오면서 등이 굽은 어머니들을 많이 봐왔다. 누구랄 것도 없이 하나같이 척추건강에 좋지 않은 환경에서 생활해온 분들이었다.
농촌지역은 등 굽은 이가 안 보이면 되레 그게 더 신기할 정도로 가는 곳마다 척추질환자가 많은 환경이었다. 골다공증으로 뼈가 쉽게 부러지고 휘는 노년기 척추는 평소 자세를 어떻게 유지하며 생활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실감했다. 게다가 굽은 허리가 당신의 팔자려니 하고 자포자기하고 사시는 분들이 많아 안타까움이 더했다.
요즘은 통증을 없애 굽은 허리를 펼 수 있는 시술이나 수술법이 많다. 따라서 환자 개개인의 상태를 면밀히 살핀 후 최적의 개인맞춤 치료법을 찾아 시술하면 대부분 굽은 허리를 펼 수 있고, 지긋지긋하던 통증으로부터 쉽게 벗어날 수 있다.
한 예로 신경성형술 같은 경우에는 20분 내외의 간단한 시술만으로도 바로 치료효과를 실감할 수 있다. 경북 김천에서 허리가 90도 이상 굽은 채 지내던 80세 어머님도 이 시술을 받고, 곧바로 허리가 꼿꼿하게 펴지는 효과를 봤다. 피부를 째고 하는 수술이 아니기 때문에 시술 당일 퇴원이 가능하고, 고령 등을 이유로 수술이 부담스러운 경우에 적합한 척추치료법이라고 할 수 있다.
예전처럼 피부를 많이 째지 않고, 2㎝ 이하 최소 절개만으로 척추관 협착증을 없애는 미세현미경감압술 같은 치료법을 필요로 하는 어머니들도 있다. 척추관협착증이란 노화 등으로 좁아진 척추관(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이 신경들을 눌러 통증을 일으키는 척추질환이다.
척추관협착증도 신경성형술 같은 비수술요법으로 90% 이상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나머지 10%는 신경성형술 등의 비수술요법을 적용하기가 애매한 경우 또는 중증이기 때문에 미세현미경감압술이 필요하다.
글=신규철 제일정형외과 병원장, 삽화=공희정 기자
[헬스 파일] 굽은 엄마 척추에 봄날을…
입력 2016-09-12 17: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