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라 지역 확산 가능성 커졌다

입력 2016-08-27 04:15
최근 발생한 두 명의 콜레라 환자가 동일한 유전자형을 가진 콜레라균에 의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수 오염 등 동일 오염원에 의해 콜레라균이 전파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 지역 사회로의 전파 우려도 커졌다.

질병관리본부는 두 번째 콜레라 환자인 70대 여성에게서 분리된 콜레라균의 유전자지문분석 결과 첫 번째 환자인 50대 남성 환자와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26일 밝혔다.

두 환자에게서 분리된 콜레라균은 지금까지 확인된 국내 환자의 콜레라균 유전자지문분석 결과와 일치하지 않았다. 질병관리본부는 2001년부터 지금까지 모두 256건에 대한 콜레라균 유전자형 데이터베이스(DB)를 보관 중이다. 이 중 216건이 해외에서 유입됐고 나머지는 국내에서 발견된 균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전날까지 두 환자의 접촉 가능성이 낮고, 해수 오염도 보고되지 않아 유전자형이 일치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서로 접촉한 적이 없는 두 환자가 동일한 콜레라균에 의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경남 거제 등 지역사회에서 추가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첫 번째 환자는 지난 7∼8일 거제와 통영 지역을 여행하면서 농어(중국산), 간장게장(파키스탄산), 전복(완도산) 등 수산물을 섭취했다. 인근 해역의 멍게 등도 함께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 환자는 지난 14일 거제 해역에서 잡은 삼치를 먹고 콜레라에 감염됐다. 두 환자 모두 거제라는 접점이 있지만 해산물 섭취 시점에 차이가 있고 직접 접촉한 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두 번째 환자의 경우 고령인 데다 휠체어를 이용하고 있어 이동이 쉽지 않다. 두 번째 환자의 집은 첫 번째 환자가 들른 식당에서 반대 방향으로 차를 타고 30분 거리에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수산물에 의한 콜레라균 전파 가능성을 높게 보고 인근 해수에 대한 검사를 강화할 예정이다. 또 두 환자가 직접 접촉하지 않았어도 ‘제3의 인물’에 의해 두 환자가 연결됐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마지막으로 가능성이 가장 낮긴 하지만 거제시 지하수 등에 대해서도 일제점검을 할 예정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에 유전자 분석 결과를 보내 해외 등록 유전자형인지 여부도 확인하고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인근 해수 오염이 있었으면 상당히 많은 환자가 발생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며 “해수 오염이 있더라도 오염 정도가 심하지 않아 고위험군에서만 발병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