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꺼진 성화는 2년 뒤 강원도 평창에서 밝혀진다. 이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한국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이 남긴 성과와 교훈을 바탕으로 차기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야 하는 과제를 안고 16일간의 지구촌 축제를 마쳤다.
리우올림픽의 성과는 저비용 고효율이다. 리우올림픽 조직위원회는 21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3시간 동안 진행한 폐막식에 14억원을 투입했다. 올림픽 폐막식 비용으로는 사상 최저 수준이다. 지난 5일 개막식 비용은 2012 런던올림픽의 12분의 1, 2008 베이징올림픽의 20분의 1 수준인 55억원이다.
영국 옥스퍼드대가 집계한 리우올림픽 개최비용은 45억5700만 달러(약 5조1300억원). 런던올림픽(150억 달러)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예산 초과율은 51%로 런던올림픽(76%)보다 낮았다. 직전 대회였던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은 219억 달러(약 24조6600억원)를 투입해 3배 가까운 예산 초과율(289%)을 기록했다.
리우올림픽의 저비용 고효율 효과는 뚜렷한 주제의식과 참신한 아이디어가 있어 가능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열대림을 보유한 브라질이 앞장선 환경보호와 인류공존의 메시지는 세계인으로부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207개국 선수들이 직접 심은 나무로 리우데자네이루 데오르드에 조성한 공원 ‘선수의 숲’은 이번 올림픽이 남긴 유산이다. 개최국이 물량공세로 국력을 과시했던 지난 올림픽 개·폐막식과는 전혀 다른 접근이었다.
수은을 사용하지 않은 동메달, 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동메달,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제작한 코파카바나 해변의 대형 오륜마크 조형물은 리우올림픽의 주제의식을 더 뚜렷하게 만들었다. 시상식장에선 한 번 쓰고 버려질 꽃다발 대신 나무 모형이 선수들의 손에 들렸다.
개·폐막식은 최첨단 디지털장치를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보통의 공연에서 볼 수 있는 홀로그램과 빔프로젝터만 투입됐다. 그 대신 무대의상과 설비, 배경음악 등 아날로그 요소에 역량을 집중했다. 리우올림픽은 치안불안, 경제난, 질병 등으로 어두운 전망 속에서 개막했지만 모든 행사를 친환경으로 맞춘 ‘원코드(One Code)’ 전략으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차기 올림픽 개최국인 한국이 벤치마킹할 만하다.
평창 동계올림픽은 2017년 6월 철도 고속화 사업을 완료하면 본격적으로 손님맞이 준비에 들어간다. 개막 예정일은 2018년 2월 9일이다.
리우올림픽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을 홍보한 이희범 평창 조직위원장은 “예산이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돈을 앞세우기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리우를 뒤로 하고… 이젠 평창이다
입력 2016-08-22 18:29 수정 2016-08-22 2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