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태권도의 맏형 차동민(30·한국가스공사)이 20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3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태권도 남자 80㎏ 초과급에서 동메달을 땄습니다. 전날에는 맏언니 오혜리(28·춘천시청)가 생애 처음으로 나선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이로써 한국 태권도는 이번 리우올림픽에서 출전 선수 전원이 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금메달과 은메달 각각 1개에 그친 4년 전 런던올림픽 때보다 월등한 성적을 거뒀습니다.
성적보다 더 대견스러운 건 경기를 즐기고 최선을 다하면서 결과에 승복하는 대한민국 젊은이들의 유쾌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이었습니다. 특히 이대훈(24·한국가스공사)은 8강전에서 패하자 깨끗이 받아들이고 자신을 꺾은 상대 선수의 팔을 들어 올려줘 무한한 감동을 줬습니다. ‘한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그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고 하자, 이대훈은 “아직 실감이 안 난다. 그저 생각나는 대로 했을 뿐”이라고 답하더군요.
오혜리는 “부모님도 너무 승패에 연연하지 말라고 하셨다. 메달을 따든 못 따든 한국으로 가면 여러 친척들과 함께 잔치를 열기로 했다”고 했습니다. 금메달 성취 소감치고는 너무 소박하죠.
너무 수비만 해 태권도의 흥미를 반감시켰다는 말을 듣는 데 대해선 다들 우울한 표정이었습니다. 금메달리스트인 김소희(22·한국가스공사)는 “내가 부족했다. 다음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하더군요.
수비에 치중하는 것도 전략입니다. 차동민은 “한국 선수가 세계정상급에 있기 때문에 어떤 공격을 할지 상대선수들이 뻔히 안다. 무작정 공격만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태권도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선수들은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청년세대입니다. 이런 선수들에게 비난보다는 박수와 함께 큰 격려를 해주면 좋겠습니다. 한국 태권도 대표팀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리우데자네이루=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모규엽 기자의 굿모닝 리우!] 경기 즐기고 결과에 승복한 청년세대들
입력 2016-08-21 18: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