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피스는 원래 ‘손님’이라는 뜻의 라틴어 ‘호스페스’(Hosepes)에서 유래하여 중세시대에는 성지 순례자나 여행자가 쉬어 가던 휴식처의 의미로 사용되었고, 근대에는 아픈 이들과 죽음을 맞는 이들을 위한 간호를 베푸는 장소를 의미했다. 1960년대 후반 영국에 정착되면서, 호스피스는 삶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한 봉사활동 혹은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을 가리키게 됐다.
우리나라는 작년 7월부터 말기암 환자의 호스피스완화의료 전문기관 입원 진료에 대한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많은 말기암 환자와 가족들이 비용 부담 없이 호스피스 완화의료 서비스 혜택을 받게 됐다.
호스피스완화의료는 말기암 환자의 통증 등 환자를 힘들게 하는 신체적 증상을 적극적으로 조절하고, 환자와 가족의 심리 사회적, 영적 어려움을 돕기 위해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성직자 등으로 구성된 호스피스 완화의료팀이 환자와 가족의 고통을 경감시켜 삶의 질을 높이는 의료 서비스이다.
암 전문병원인 원자력병원은 2003년 호스피스완화의료팀을 구성하고 2012년부터 호스피스 전용병실을 소규모로 운영해 왔으며, 2015년 호스피스 완화의료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을 계기로 동관7층 전 병동을 호스피스 완화의료병동으로 새롭게 개소했다.
원자력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는 전담 의료팀 구성과 함께 1인실 3개, 3인실 4개 등 총 7실 15병상을 갖추고 작년 10월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갔으며, 12월 말기암환자 완화의료 전문기관으로 보건복지부 지정을 받고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를 공식적으로 운영하게 됐다.
지난달 세상을 떠난 김민철(가명)씨는 전립선암이 뇌로 전이되어 수차례 항암치료를 받았으나 호전 되지 않았다. 가족들은 더 이상 치료의 가망이 없다는 진단에 환자를 공기 좋고 물 맑은 시골로 모시려고 했으나, 가족들 대부분이 도시에 살고 있어 쉽게 결정을 하지 못했다. 환자와 가족들은 의료진과 몇 차례 상담 후 호스피스완화의료를 선택했고, 원자력병원 호스피스 완화의료팀이 환자의 마지막 2개월을 돌봤다. 임종 뒤 큰 딸은 “이런 일이 처음이라 어찌할 바를 몰랐는데, 가르쳐주신 대로 어머니가 아버지를 가슴에 안아드렸을 때 숨을 거두셨어요. 아버지의 편안했던 얼굴이 많은 위로가 됩니다”라며 호스피스완화의료팀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원자력병원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는 환자들 뿐 아니라 임종 후 남겨진 가족들의 아픔까지도 치유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원자력병원 호스피스 완화의료 서비스를 이용한 가족들이 사별 후 소회를 나누며 나뭇잎에 추모의 글을 적어 수반 위에 띄우는 이벤트, 식물을 가꾸는 원예치료 등을 배우는 사별가족 지지모임과 위로행사가 그 것이다. 또한 환자 못지않게 간병으로 몸과 마음이 지쳐 있는 가족들에게 직접 준비한 한 끼의 밥을 의료진과 함께 나누는 ‘행복한 밥상’ 등의 이벤트도 제공해 환자의 가족들은 잠시나마 집 밥을 먹는 듯한 평범한 일상을 경험할 수 있다.
원자력병원 나임일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장은 “지난 50여 년 간 우리나라 암 진료를 선도해 온 원자력병원은 작년 호스피스 완화의료센터 개소 및 호스피스 완화의료전문기관 지정으로 암 진료에서부터 전인적 돌봄 서비스까지 확대 시행해 암 전문 공공의료기관의로서의 역할 수행에 최선을 다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영수 기자
[원자력병원 스마트 암 진료] 암 진료 선도 50년… 전인적 돌봄까지 수행
입력 2016-08-07 2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