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알 탄 사나이’들의 도전

입력 2016-08-03 04:00
‘번개’우사인 볼트가 지난해 8월 23일 중국 베이징 버즈네스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준결승 경기를 치르고 있다. AP뉴시스
지난 6월 30일 미국 오마하에서 열린 미국 남자수영 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가 개인혼영 200m 준결승을 마친 뒤 전광판의 기록을 확인하는 모습. AP뉴시스
‘땅 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30·자메이카)와 ‘물 속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마이클 펠프스(31·미국)는 올림픽을 대표하는 스타들이다. 볼트는 올림픽 3연속 3관왕에 도전하고, 펠프스는 올림픽 금메달 20개 달성을 정조준하고 있다.

4년 마다 찾아오는 올림픽은 지구촌을 하나로 묶는다. 전 세계 스포츠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스타플레이어가 있어 올림픽이 열리는 해의 여름은 더욱 뜨겁다. 5일(현지시간) 개막하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도 각 종목을 대표하는 강자들이 금빛 질주에 나선다. 걔중 이번 올림픽에서 마지막 레이스를 예고한 볼트와 펠프스가 단연 주목받는다.

자메이카의 가난한 시골마을에서 태어난 볼트는 조국을 대표하는 육상스타다. 다른 부자나라의 숱한 스카우트 제의에도 자메이카를 떠나지 않았다. 2008년 6월 리복그랑프리 100m 결선에서 9초72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인간탄환’의 등장을 알렸다.

볼트의 질주는 시작에 불과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100m 결선에서 9초69로 기록을 단축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m와 400m 계주 금메달 역시 볼트의 품에 안겨졌다. 볼트는 이듬해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100m 9초58, 200m 19초 19로 결승점을 통과하며 다시 한 번 세계신기록을 갈아 치웠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는 남자 100m, 200m, 400m 계주 2연패에 성공했다.

볼트가 전 세계인의 사랑을 듬뿍 받는 이유는 실력 때문만이 아니다. 풍부한 쇼맨십에 스타성까지 겸비했다. 압도적인 기량을 앞세워 결승점을 통과한 뒤에는 어김없이 승리를 자축하는 세리머니를 펼친다. ‘번개 세리머니’는 이미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된지 오래다. 인터뷰 때는 항상 톡톡 튀는 발언으로 자신감을 표출한다.

볼트는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햄스트링 부상 때문에 자메이카 육상 대표 선발전을 소화하지 못했다. 하지만 추천 선수로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어 3연속 3관왕에 도전하게 됐다. 그는 “이번에도 내가 얼마나 대단한 육상 선수인지 증명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올림픽에서 볼트와 저스틴 게이틀린(미국)의 맞대결은 가장 큰 볼거리 중 하나다. 게이틀린은 미국 육상 대표 선발전 남자 100m 결선에서 9초80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는 올 시즌 최고 기록이다. 올 시즌 볼트의 100m 최고 기록은 9초87이다.

수영 스타 펠프스도 마지막 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있다. 펠프스는 이번 대회에서 5회 연속 올림픽 출전이라는 금자탑을 쌓게 됐다. 그는 어린시절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를 치료하고자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완성된 선수는 아니었다. 2000년 시드니 대회에서 15세의 나이로 처음 올림픽에 출전했지만 노메달에 그쳤다.

2004년 아테네 대회부터는 금빛 물살을 가르기 시작했다. 금메달 6개를 손에 쥐었다. 그로부터 4년 뒤 베이징 대회에선 남자 수영 8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해냈다. 펠프스는 당시 8종목 중 무려 7종목에서 세계신기록을 써내며 ‘수영 황제’로 우뚝 섰다.

펠프스는 런던 대회에서 4관왕에 올랐다. 이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2014년 4월 현역선수로 다시 복귀했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그 해 9월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어 미국수영연맹의 6개월 자격 정지 징계를 받기도 했다. 선수 공백기 동안 불어난 몸을 되돌리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는 지난달 미국 수영 대표 선발전에서 당당히 올림픽 출전 티켓을 거머쥐었다.

펠프스에게는 ‘금메달 20개 돌파’라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그는 런던 대회까지 총 22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중 금메달이 18개(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나 된다. 여기에 펠프스는 자신이 갖고 있는 올림픽 사상 개인 최다 메달 기록까지 갈아 치울 기세다. 펠프스는 리우올림픽에서 접영 100m 200m, 개인혼영 200m, 계영 400m까지 총 4종목에 출전이 확정됐다. 이제 그가 메달을 추가할 때마다 올림픽의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된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