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완식의 우리말 새기기] 행실이 더러운 사람, ‘개차반’

입력 2016-06-24 18:36

행실이 몹시 더러운 사람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개가 먹는 음식인 똥이라는 뜻을 가진 말이 있습니다. 뭘까요. ‘개차반’입니다. 행세를 마구 하고 언행이 지저분하며 막돼먹은 사람을 욕하는 말이지요. “노름에 빠져 집안일을 팽개치고 술에 취해 돌아다니는 꼴이 개차반이 따로 없었다”처럼 말할 수 있습니다.

‘차반’은 차와 밥을 이르는 차반(茶飯)에서 온 말로, 음식 을 이르던 옛말입니다. 지금은 맛있게 잘 차린 음식을 뜻하는 말로 쓰입니다. 어렵게 살던 시절에는 이웃 간에 차반을 나눠 먹는 미풍(美風)이 있었습니다.

개차반같이 행실이나 언행이 더럽고 나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짐승이라는 뜻의 금수(禽獸), 같은 종족이나 종류가 아니라고 하고 싶을 정도로 행동이 사람 같지 않게 바르지 못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비류(非類), 하는 짓이나 겉모습 등이 거슬려 차마 볼 수 없음을 뜻하는 꼴불견(目不忍見·목불인견) 등을 들 수 있겠습니다.

국민이 법을 안 지키면 벌을 줄 수 있는 사람, 위임(委任)받았을 뿐인 힘을 자기 것인 줄 알고 으스대는 일부 검사들. 혹 이 파렴치(破廉恥)가 사실이라면 개차반, 비류 소리를 들어도 싸다 하겠습니다.

어문팀장 suhw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