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강국 현장을 가다] 이경준 JW중외제약 신약연구센터장, 선진 외국기관과 네트워크 강화

입력 2016-06-19 19:19
이경준 센터장은“신약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국내’에 안주하지 말고 글로벌 수준에 맞는 ‘국제용’ 의약품을 만들기 위한 높은 기술수준을 보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태현 기자

“신약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국내’에 안주하지 말고 글로벌 수준에 맞는 ‘국제용’ 의약품을 만들기 위한 높은 기술수준을 보유하는 한편, 외국 유수 기관과의 네트워크를 긴밀하게 다져야합니다.”

이경준 JW중외제약 신약연구센터장(수석상무)은 “혁신신약을 만들기 위한 프로그램을 가장 빠르게 도입한 것이 JW중외제약”이라며 “글로벌 R&D 네트워크 구축을 기반으로 대부분의 국내 제약사가 집중하고 있는 일반신약과 개량신약을 넘어 세계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혁신신약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고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대한민국 기업들이 아무리 부지런하게 움직이더라도 오래 전부터 혁신신약 개발에 성공해 온 글로벌 제약사들을 단숨에 따라잡는다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들이 신약을 개발해 전세계 환자들에게 성공적으로 약을 공급한 온 ‘노하우(Know-how)’를 배우기 위해서는 꾸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수입니다.”

JW중외제약은 다른 제약사와 차별화된 연구개발(R&D) 전략으로 미국, 일본 등과의 다양한 협력관계를 꼽았다. JW중외제약은 축적된 기술과 인력을 바탕으로 1983년 ‘중앙연구소’를 비롯해 지난 1992년 국내 최초 한·일 합작연구소인 ‘C&C신약연구소’를 설립했다. 2000년에는 미국 시애틀에 화학 유전체학 전문 연구기관 ‘JW Theriac’을 세웠다. 이 연구소는 공동연구 성과물에 대한 외부투자자의 투자를 유치하고 신약 개발을 통한 글로벌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2000년 설립됐다. 현재 활성화합물을 이용한 세포내 약물 메카니즘 등을 연구하고 있으며, 주요 기반 기술로는 암 관련 세포 신호 전달계 조절 물질 스크리닝(HTS)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센터장은 “최근 제약업계가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 개방형 혁신)’에 주목하고 있는데, 이는 결국 나 혼자가 아니라 함께 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라며 “일례로 미국에 설립한 연구기관과 공동 연구를 통해 회사의 대표적인 R&D 프로젝트인 ‘CWP291’의 탁월한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JW중외제약은 항암제 개발에 주력해 왔다. JW중외제약이 퍼스트 인 클래스(first in class)로 개발하고 있는 wnt 표적항암제 ‘CWP291’ 임상 1상 결과는 조만간 발표된다. 이 약물은 암의 재발과 전이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 wnt 경로를 차단하는 혁신신약이다. 회사는 최근 CWP291의 급성골수성백혈병에 대한 임상 1상 시험을 지난해 12월까지 총 69명을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현재 통계분석 중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임상 1상 통계분석 후, 주요 결과는 이달 도출될 전망으로 회사는 9월경 최종 결과보고서를 완료해 최종 결과와 앞으로 임상 진행계획에 대한 자율공시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이 같은 임상 1상 결과를 근거로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수출(라이센스 아웃)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JW중외제약은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해외 유명 제약사와 공동투자를 통한 신약개발에도 적극적이다. 회사는 일본 쥬가이제약사와 공동투자로 설립한 C&C신약연구소를 통해 통풍치료제·항암제·항염증제 등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이경준 센터장은 “지금까지는 다국적 제약사와 판매 등 공동 마케팅에 대한 제휴를 진행했을 뿐 국적이 다른 제약사가 신약개발만을 목적으로 공동 투자해 설립한 연구법인은 C&C신약연구소가 유일하다”고 했다. 통풍치료제 ‘URC102’는 임상시험 1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2014년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2상 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 현재 서울대병원, 한양대병원 등 4개 대형병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임상 2상 시험의 조기 종료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경쟁품의 상황을 고려해 향후 전략을 결정해 갈 예정이다.

그는 혁신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핵심은 결국 ‘사람’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센터장은 “글로벌 제약사인 화이자나 GSK와 같은 기업이 성공적으로 혁신신약을 개발할 수 있었던 것이 좋은 연구인력”이라며 “결국 승패는 사람에 달려있다. 때문에 인재를 양성하고, 좋은 연구인력들이 이탈하지 않도록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JW신약의 자회사 JW크레아젠의 대표도 맡고 있다. JW크레아젠은 세계 최초 수지상세포를 이용한 신장암치료제(CreaVax-RCC)를 개발해 2007년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으로부터 품목허가를 받고 2013년 12월 수출용 의약품으로 전환해 해외 라이선스 아웃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간암치료제(CreaVax-HCC)는 국내 5개 병원에서 156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다기관 임상2상을 완료하고, 2014년 3월에 임상3상 IND 승인이 완료되어 현재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 센터장은 “차기 목표가 바로 암을 예방할 수 있도록 하는 ‘백신’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며 “앞으로도 혁신신약 개발을 선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회사는 차별화된 R&D 전략을 통해 고지혈증치료제 리바로, 당뇨병치료제 가드렛 등 개발에 성공했다. 그는 “앞으로도 연구 단계에 있는 신약후보물질을 도입해 국내에서 개발 단계를 완료하는 ‘연구개발 역발상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신약개발 과정에서 위기를 어떻게 극복했냐는 질문에 그는 “개발 과정에서 시행착오는 불가피하다”며 “신약후보물질 발굴 단계부터 약 개발, 임상시험 단계 단계마다 책임자를 두고 ‘위기 관리(Risk management)’를 해왔다”며 “일정 기준에 못 미치면 과감하게 개발을 접는 경우도 있고, 또 예상 외로 성공확률이 높다고 판단할 경우 약 개발을 끝까지 진행해 성공한 사례도 많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정부에 바라는 점에 대해 “한 개의 신약이 상업화 되기까지 적어도 7년에서 10여년의 세월이 걸린다”며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허가당국에 미국 FDA나 유럽 EMA처럼 보다 많은 전문인력이 확보되고, 장기간 일을 함께 할 수 있는 공무원들이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이 좋은 신약후보 물질을 발굴해도 시행착오가 있기 마련이다. 벤처, 소규모 제약사들이 실패해도 재기할 수 있게 장기적 관점에서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펀드 조성, 그리고 정부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장윤형 기자 newsroo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