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신발주머니 추억 속으로

입력 2016-02-10 21:08
송모(37·여)씨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외동딸을 위해 거금을 썼다. 각종 학용품부터 책가방까지 생각보다 신경 쓰이는 게 많았다. 하나뿐인 아이에게 최대한 좋은 것을 챙겨주려다 보니 유명 브랜드 매장에서 산 신발주머니 가격만 4만원이 넘었다.

서울지역 초등학생들이 이런 신발주머니를 들고 등하교하는 모습은 이제 추억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부터 진행해온 ‘초등학교 신발주머니 불편 해소 사업’을 올해 완료한다고 10일 밝혔다. 등하굣길에 실내화를 갖고 다녀야 하는 학생 불편과 학부모 부담을 덜어주고 교실 위생 환경도 개선하기 위해 서울교육청이 전국 최초로 추진한 사업이다.

서울교육청은 올해 개인용 신발장이 설치되지 않은 초등학교 100여곳의 신청을 받아 학교당 500만원 안팎의 예산을 지원한다. 지원금은 개인용 신발장과 신발털이, 현관 매트 등을 설치하는 데 쓰인다.

지난해에도 100곳에 학교당 500만원씩 총 5억을 지원했다. 이미 자체적으로 신발장을 구비한 곳도 많다. 서울교육청은 올해 사업이 마무리되면 서울의 598개 초등학교 대부분이 개인용 신발장을 갖춰 신발주머니 없이 등교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설치되는 신발장은 잠금장치를 할 수 있는 개인 사물함 형태여서 신발 분실 우려도 줄어든다. 기존에도 교실 앞에 개방형 신발장이 마련된 학교가 있었으나 분실 등의 문제가 많아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 사업을 추진해 보니 학생·학부모 만족도가 아주 높았다”고 말했다. 향후 중·고교로도 이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