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거래시간 연장 재추진… ‘약발’ 설왕설래

입력 2016-01-22 20:58

거래소가 또다시 주식거래시간 연장을 추진하기로 함에 따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한편 실질적인 도움은 크지 않으면서 직원들의 노동시간만 늘린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22일 주식거래시간 30분 연장 시 주식 거래대금이 5.7%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서보익 연구원은 “주식거래시간이 늘면 특히 개인투자자의 거래 활성화 효과가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증권사 이익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투자 차인환 연구원은 “전체 증권사 수수료 수익이 3490억원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전날 올해 안에 거래시간을 30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최 이사장은 “한국 매매거래시간은 6시간으로 싱가포르나 유럽 국가 대비 2∼3시간 짧다”며 “노동시간 문제 등이 해결되는 대로 바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2014년 초에도 매매시간 연장을 추진하려다 반발에 부딪쳤다. 이번에도 안을 내놓자마자 실효성 문제와 노동시간 증가 등을 이유로 반대 목소리가 거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거래 가능한 시간이 늘어나면 좀 더 숙고해 거래를 할 순 있겠지만 시간에 비례해 거래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2011년 8월 거래시간을 연장한 싱가포르의 경우 연장 후 한 달간 거래대금이 41%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났지만, 기간을 1년으로 확대해 보면 되레 거래대금이 18%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늘어나는 근무시간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이날 “매매시간 연장은 증권노동자의 노동 강도 강화와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각종 부작용을 가중시키게 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국 주식거래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6시간이다. 2000년 전·후장을 구분하던 제도를 폐지한 이후 1시간 늘어난 뒤 현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싱가포르 매매 거래시간은 8시간, 독일·영국은 8시간30분이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