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 오심 줄이는 ‘비디오 판독’ 확대하나?

입력 2014-12-29 02:28
지난 4월 27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 6회 말 두산 타자 오재원의 발이 공보다 먼저 1루 베이스에 닿았지만 심판은 아웃을 선언했다.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고, 이를 계기로 비디오 판독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XTM 캡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골칫거리는 툭하면 불거지는 오심 논란이었다. 이에 올해부터 비디오 판독을 확대, 홈런을 포함해 총 13개 부문에 대해 비디오 판독을 시작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판정 번복률이 47.3%에 달한 것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인 MLB닷컴의 칼럼니스트 필 로저스는 27일(현지시간) ‘리플레이가 2014년 야구를 긍정적으로 변화시켰다’는 제목의 시즌 결산 기사를 통해 올해 정규리그에서 1275건의 비디오 판독 사례가 나왔다고 밝혔다. 약 두 경기당 한 차례씩 비디오 판독이 시행된 셈이다. 이 가운데 원 판정이 승인된 사례는 310건(24.3%)이며, 352건(27.6%)은 비디오 화면으로는 오심 여부를 확인할 수 없어 원 판정을 유지한 사례로 나타났다. 전체의 47.3%인 603건은 오심으로 확인돼 판정이 번복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올 후반기부터 ‘심판 합의판정’이란 이름 아래 양쪽 벤치의 항의 시 방송사의 중계 화면을 활용해 재심을 시행했다. 오심으로 끝났을 상황이 합의판정으로 번복되면서 이전 같은 벤치의 격렬한 반발과 팬들의 비난은 눈에 띄게 줄었다. 총 115회 합의판정 요청 가운데 47회 판정이 번복돼 40.8%의 번복률을 기록했는데 KBO 심판들은 “심판 근무 평점에 판정 번복률이 반영되는 만큼 내년 시즌엔 더 오심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국내 프로야구 감독들은 지난 3일 열린 ‘2014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에서 “비디오 판독 횟수를 늘려 달라”고 요구했다. 감독들은 첫 시도에서 오심이 아닌 것으로 판명될 경우 두 번째 기회가 사라지기 때문에 경기 초중반 애매한 상황에서 비디오판독 요청을 주저할 수밖에 없었다. 감독들은 신청 횟수를 경기당 2회로 늘리고, 오심인 경우라도 최대 2번까지만 신청할 수 있도록 개선안을 제시했다.

비디오 판독은 경기의 흐름을 끊는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하지만 공정한 판정으로 팬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면 이런 비판은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는 말이 있지만 오심은 줄어들수록 좋은 것이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