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北, 대화 의지 강해 걸림돌로 대북전단 거론”

입력 2014-12-17 05:38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비대위원(오른쪽)이 16일 북한 개성공단에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 명의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3주기 조화를 원동연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전달하고 있다. 김대중평화센터 제공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3주기를 하루 앞둔 16일 개성을 방문해 조화(弔花)를 전달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92) 여사 명의의 조화를 대신 전한 것이지만, 박 비대위원 방북을 계기로 경색된 남북관계의 활로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북한은 박 비대위원을 통해 남북 간 대화 재개 의사를 피력했지만, 한편으론 대북전단(삐라) 살포 중단이 있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박 비대위원은 경기도 파주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입경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원동연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의 발언을 인용하며 “북측이 총정치국장 등이 남한을 방문해 여러 인사를 두루 만나고 돌아온 지 3일 만에 돌출행위가 나타나 대화가 이어지지 않은 것에 대해 아쉽다고 했다”고 전했다. 지난 10월 4일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 등 ‘북한 3인방’이 남한을 방문해 2차 남북 고위급 접촉 성사 직전까지 갔지만, 대북전단이 걸림돌이 돼 무산됐다는 주장이다.

북한은 대화 의사도 함께 전했다. 박 비대위원은 “북한이 대화 의지가 매우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원 부위원장이 내년 6·15선언 15주년이 되니 이를 계기로 남북이 화해 협력을 다지는 해가 됐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박 비대위원과 원 부위원장의 대화는 1시간30분 정도 진행됐다. 박 비대위원이 ‘김 위원장 3주기를 맞아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등 유가족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한다’는 이 여사의 조의문을 전달했다. 원 부위원장은 ‘심심한 감사의 인사와 함께 언제든지 좋은 날 꼭 평양을 방문하셔서 편히 쉬다 가시면 좋겠다’고 김 제1비서의 전언을 전달했다.

이번 방북은 고령인 이 여사의 겨울 방북이 무산된 뒤 추진됐다. 당초 이 여사는 방북해 영유아를 위한 겨울용 모자와 목도리를 전달할 계획이었다. 이 여사는 방북 시점을 놓고 ‘김 위원장 3주기 조문단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연기했다. 내년 5월 다시 방북을 추진할 계획이다.파주=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