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네팔에서 만난 선교사 부부를 통해 네팔의 아동 성매매 상황을 듣게 되었어요. 비참하고 안타까운 사연이었죠. 어떤 방식으로든 이들을 꼭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찬양이었고, 네팔 어린이 돕기 프로젝트로 첫번째 찬양앨범이 나오게 되었어요.”
브라질 태생의 한인 2세로 현지에서 최고의 가스펠 가수로 활동 중인 줄리아노 손(40·브라질 상파울로 동양선교교회) 목사의 찬양사역은 그렇게 시작됐다. 강렬하고 열정적인 찬양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손 목사는 브라질의 ‘음유시인’이라 불릴 정도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브라질 CCM계의 중심에 손 목사가 있다.
그런 그가 한국의 크리스천과 남미CCM의 은혜를 나누기 위해 15일 내한했다. 첫 찬양콘서트를 무료로 열기 위해서다. 찬양콘서트는 17일 서울 용산구 이촌로 온누리교회를 시작으로 18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로 아현성결교회, 19일 서울 강남구 도곡로 대치순복음교회에서 모두 저녁 7시 30분에 진행된다. 이어 손 목사는 21일 대전 유성구 동서대로 함께하는교회에서 오전 9·11시 대예배를 인도한 뒤 일본으로 출국한다.
15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파이낸스센터의 한식당에서 손 목사를 만났다. 그는 이번 찬양콘서트를 통해 한국 청년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알리고 용기를 주고 싶다고 밝혔다. “취업난으로 힘들어하는 한국 청년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네고 싶어요. 공허한 마음을 담배와 술로 채우며 고통 받는 청년들에게 하나님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자신도 한때 방황하고 좌절한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청년을 생각하는 그의 마음이 애틋하다.
어릴 때부터 줄곧 음악이 하고 싶었던 그는 1993∼98년 한국에 머물며 잠시 가수로 활동했다. 당시 그룹 피노키오와 함께 열악한 지하방에서 음반 작업을 하며 어려운 시간을 견뎌야했다. 2집까지 앨범을 냈지만 모두 실패, 5년 만에 브라질로 돌아갔다.
“그러나 하나님은 실패를 통해 더 큰 계획을 준비하셨습니다. 하나님 나라를 위한 CCM가수로 저를 훈련시킨 것이지요.”
물론 CCM 가수의 길도 쉽지는 않았다. 가족들의 반대가 심했기 때문이다. “부모님과 형제들은 브라질 봉헤찌로에서 의류업을 하고 계십니다. 억척스럽게 가게를 일군 부모님은 아들이 가업을 이어나가길 원했어요. 집에서 반대가 심해 거의 쫓겨날 뻔 했어요. 초반에는 많이 힘들었지만 저의 길을 지켜본 가족들은 현재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되었습니다.”
손 목사는 브라질의 ‘리브레스 파라 아도라’ 찬양팀을 이끌며 2006년부터 올해까지 앨범 5장을 냈다. 지금까지 CD 20만장을 판매했을 정도로 브라질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2009년부터는 1년에 한 번씩 ‘찬양과 말씀 콘퍼런스’를 열고 있고 지금까지 3만명이 참석했다. 하나님 나라와 의를 구하는 사역 역시 함께 하고 있다. 그는 부모 없이 살아가는 고아들을 위해 2008년 브라질 상파울로에 ‘리브레 셀 보육원’을 설립했다. 보육원 총책임자로서 그들의 든든한 중보자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지금은 브라질 북쪽에 ‘삐아우이에 보육원’을 설립하는 과정 중에 있다. 이뿐 아니다. ‘모어워터(More Water) 프로젝트’ 사역도 함께 펼치고 있다. 모어워터 프로젝트란, 브라질의 물이 없는 지역에 우물을 파고 정수하는 기계를 설치하는 것이다.
“이 모든 사역은 우리 마음이 아닌 하나님의 마음에서 비롯된 일입니다. 다른 사람들을 섬기는 것이 우리 찬양의 목표이고 이러한 일에 쓰임 받아 감사합니다.”
손 목사는 이번 한국에서의 찬양콘서트에 대한 기대가 남다르다. “고국에서 열리는 첫번째 찬양콘서트에서 하나님이 어떠한 방식으로 역사하실지 설렌다”며 “한국에서 많이 불리는 찬양을 별도로 편곡했다. 한국교회와 소통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찬양콘서트를 각 교회 청년부와 연계해 성탄절 기획 찬양집회로 인도한다. 성도들과 지역 주민들을 초대해 진정한 성탄절의 의미를 알리고 함께 찬양한다. 이를 위해 손 목사 찬양팀은 브라질 콘서트와 같은 수준으로 음향과 조명, 영상, 악기 등 최고의 무대를 준비했다.
김아영 기자 cello08@kmib.co.kr
남미의 강렬한 가스펠 음악 고국 무대에… 브라질 한인 2세 가스펠 가수 줄리아노 손 목사
입력 2014-12-17 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