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S “달러 강세, 신흥국 경제에 큰 타격”

입력 2014-12-09 03:46
강(强)달러가 지속되면서 8일 원·달러 환율이 1년3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각국 중앙은행의 중앙은행 격인 국제결제은행(BIS)은 최근 지속되는 달러 강세가 신흥국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BIS는 7일(현지시간) 발표한 분기 리뷰에서 “달러 채권을 많이 발행해온 신흥국 기업들이 달러 급등에 따라 빚 상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달러 강세의 장기화로 신흥시장의 재정적 취약성이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BIS에 따르면 신흥국이 발행한 외화채권이 총 2조6000억 달러(2906조원)인데, 이 중 4분의 3이 달러 표시 채권이다. 또 신흥국 은행에 들어간 은행 간 여신(대부분 달러)도 3조1000억 달러에 달한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지난 주말 8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경제 회복세가 뚜렷해짐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시점도 앞당겨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져 달러 가치가 오른 것이다.

미국의 고용지표 발표 이후 엔·달러 환율은 121.84엔까지 올랐고, 8일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 1120원 선을 깨고 1121.7원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8월 22일(1123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6원 오른 1117.7원으로 마감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역사적으로 달러 강세가 신흥국 경제 혼란을 예고하는 전조가 돼 왔다고 지적했다. 1980년대 남미, 1990년대 아시아의 금융위기가 달러 랠리 뒤에 발생했다는 것이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