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이영훈 목사)는 경기도 김포 애기봉 임시 성탄트리 설치와 관련, “애기봉 성탄트리는 평화의 상징”이라며 “평화와 통일의 마음을 함께 모으는 계기로 삼자”고 한국교회와 성도들에게 호소했다.
한기총은 지난 5일 입장발표를 통해 “(애기봉 성탄트리가) 북한을 자극해 남북 대결을 촉발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애기봉 등탑은 원래 평화의 상징이었다”면서 “한국교회가 한마음으로 평화의 탑을 재건해 참된 평화가 이 땅에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지난 2일 한기총 등 기독교계의 요청에 따라 군부대가 지난 10월 철거한 애기봉 등탑 자리에 9m 높이의 성탄트리를 임시적으로 설치한다고 밝혔다. 설치기간은 오는 23일부터 내년 1월 6일까지 2주 동안이다.
하지만 교계에서는 성탄트리 설치가 북한 당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와 임시 성탄트리가 아닌 기존 등탑을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리며 찬반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북한 조선종교인협의회는 지난 4일 한기총의 애기봉 성탄트리 점등 계획에 대해 “용납 못할 망동”이라고 비난했다.
애기봉 등탑은 휴전협정 체결 이듬해인 1954년 이곳 소나무에 성탄트리를 만들어 불을 밝힌 데서 유래했다. 박정희 대통령 때인 1971년 신앙전력화를 위해 30m 높이의 철골 등탑을 세웠고 해마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는 성탄트리를 점등하면서 남북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상징이 됐다.
노무현정부 때인 2004년 군사분계선 지역에서 선전활동을 중지하기로 한 제2차 남북장성급 군사회담 합의에 따라 대북 심리전용 확성기 등 관련 장비들이 대부분 철거됐다. 그러나 애기봉 등탑은 그대로 유지된 채 점등만 중단했다.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무력도발이 이어지자 2010년 12월 21일 점등을 재개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애기봉 트리는 순수한 평화의 상징”
입력 2014-12-08 02:45 수정 2014-12-08 1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