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일자리 사업으로 구청장상에 서울시장상, 보건복지부장관상까지 탔으니, 이제 대통령상만 남았네요. 하하.”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로 대길교회 박현식(64·사진) 목사는 7일 인터뷰에서 교회의 복지사역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교회는 현수막을 재활용하는 노인 일자리사업으로 지난 9월 서울시장상, 10월 영등포구청장상, 지난달 복지부장관상을 받았다.
하지만 박 목사는 금세 ‘겸손모드’로 돌아섰다. “사실은 아무것도 모르고 복지사역을 시작했고 시행착오만 한 것 같은데 대외적으로 수상까지 한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예요.”
대길교회는 복지사역을 본격화하자마자 실패를 맛봤다. 2002년 교회는 인근에 있는 신길종합사회복지관을 수탁해 운영하려고 했다.
이를 통해 전문적으로 복지사역을 하고 6611㎡(2000여평)의 복지관 공간도 활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복지관은 다른 종교의 복지재단에 넘어갔다.
“그때는 ‘복지’의 ‘복’ 자도 몰랐어요. 복지에 대해 무지했고, 복지사역 경험도 없었어요. 하지만 이 과정을 통해 하나님은 우리의 형편에 맞게 일을 맡겨주신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이후 교회는 아주 작은 복지사역부터 시작했다. 이·미용 봉사를 했고, 종합 상담 센터, 노인대학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하나님이 사람을 붙여주시더라고 박 목사는 말했다.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국내 간호학 박사 1호인 이화여대 김수지 박사를 통해 서울시와 함께 정신장애인 사회복귀시설 ‘푸른초장’과 주거시설 ‘엘림’을 운영하게 됐다. 또 고(故) 박용묵 원로목사의 가족들로 구성된 ‘영파선교회’를 통해 노인요양시설인 ‘영파 사랑의 집’도 세웠다.
교회가 복지시설을 투명하게 운영한다고 소문이 나자 이곳저곳에서 위탁운영을 요청했다. 영등포구청은 주간 무료급식을, 서울시교육청은 교육복지센터를 맡아 달라고 했다. 또 경찰들이 ‘쌀 없으면 대길교회로 가라’고 소개하곤 했다. 교회는 무료로 쌀을 나눠주는 ‘사랑의 쌀독’을 운영한다.
박 목사는 ‘복지재단 이사장이 너무 모르면 안되지 않겠느냐’며 서울사이버대학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해 현재 4학년 재학 중이다. 박 목사는 “교회가 지역을 섬기고 지역이 이를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아는 것, 이것이 곧 선교적 교회”라고 강조했다.
대길교회는 해외 선교사역도 활발하다. 2명의 선교사를 인도에 파송해 30여년간 교회 260여곳을 개척했다. 박 목사는 미얀마 네팔 등 소수 종족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복음을 전하는 ‘YMBB선교회(Youth Mission Band of Brother)’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58년 역사를 가진 대길교회는 2016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내년 4월 예배당 신축 공사에 들어간다. 박 목사는 “교회를 건축하더라도 선교, 복지, 교육 예산은 줄이지 말자고 항상 강조한다”면서 “덕분에 씀씀이 줄이랴 헌금하랴 담임 목사만 힘들다”고 웃었다.
전병선 기자
대길교회 박현식 목사 “복지시설 투명하게 운영하니 여기저기서 맡아달라 요청”
입력 2014-12-08 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