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2014년이 제발, 어서, 무사히, 지나가기만을 바라는 사람들이 많다. 사건 사고가 유난히 많기도 했던 데다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불확실성 속에서 과연 이 사회가 나를 끝까지 지켜줄 수 있을까에 대한 두려움을 그렇게 표현한 것이리라. 물론 2014년을 넘긴다고 나아진다는 보장은 없다. 속수무책 벌어진 사건들을 무기력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올해가 지나면 궁극적으로 나를 지켜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성찰의 시기가 오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푸른숲이 최근 출간한 책에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책마다 규모와 주제, 내러티브는 다양하지만, 모든 책의 목적은 결국 가족애의 본질을 찾기 위한 과정으로 귀결된다.
흥행 돌풍을 몰고 온 영화 ‘나를 찾아줘’는 푸른숲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겉보기에 멀쩡한 잉꼬부부는 실제로도 다정할까. 부조리한 사회에서 세간의 통념을 지키기 위해 ‘쇼윈도 부부’로 살아오다 그 실체가 폭로되는 모습을 우리는 여러 차례 접해 왔다.
내년 1월 개봉 예정으로 하정우가 연출과 주연을 맡은 영화 ‘허삼관’의 원작은 세계적인 중국 작가 위화의 소설 ‘허삼관 매혈기’다. 자신의 혈육이 아닌 첫째 아들의 병을 고치기 위해 피를 팔아 돈을 마련하는 아버지, 허삼관은 28개월 된 아이가 운다고 살해한 아버지가 살아가는 이 시대에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우회적으로 꼬집는다.
‘깨지고 불완전해 보여도 가족은 가족이다’를 주제로 결손가정을 다룬 ‘세상의 모든 가족’과 가족보다 더 가족 같은 이웃에게 위로를 얻는 이야기 ‘기적이 일어나기 2초 전’은 가족의 범위를 확대하고 그 의미를 재해석한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 부부와 노모의 이야기가 담긴 ‘나는 참 늦복 터졌다’는 보통의 노인이 살아갈 수 있는 가장 풍성한 방법을 제시한다. 비상 상황에서 스스로를 지키는 법은 ‘생존 지침서’에서 찾을 수 있으며, 나 그리고 가족을 비롯한 내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스트레스 받지 않고 사는 법은 ‘나란 인간’에서 얻을 수 있다.
이은정 편집장
국민일보-문화체육관광부 공동기획
주관 :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책 권하는 CEO, 책 읽는 직장-출판사 한마디] 푸른숲
입력 2014-12-01 0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