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훈 칼럼] 울어라 한반도여

입력 2014-11-29 02:04

오늘 대한민국 그리스도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선지자 예레미야의 마음이다. 현재 한반도의 영적 상황은 마치 바벨론 포로 시대와 같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축복을 받은 한국은 자유와 번영 속에 바벨론의 향락 속에 빠져있고, 북한은 악한 공산정권에 포로로 잡혀 멸망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북한의 상황은 마치 바벨론에 의해 무너진 예루살렘의 모습과도 흡사하다.

하지만 북한 실상에 대한 대한민국 국민들의 관심은 놀라울 정도로 무관심하다. 2007년 대통령 선거 당시 북한 문제를 주요 쟁점으로 생각한 사람은 유권자 중 3%밖에 되지 않았다. 가장 악독하다고 알려진 14호 수용소를 탈출해 미국에서 북한인권운동을 하고 있는 신동혁씨는 이렇게 말했다.

“제가 보기에 북한에 진정 관심이 있는 남한 사람은 전체 인구의 0.001%밖에 안 되어 보입니다. 남한 사람들의 삶의 방식에는 국경 너머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없습니다. 생각해보았자 아무런 이득이 없지요.”

무관심의 가장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통일 비용에 대한 부담일 수 있다. 남한이 북한을 흡수통일했을 때 소요되는 비용은 서독이 동독을 흡수통일했을 때 들었던 비용보다 2.5배 소요될 것이며, 30년 동안 2조 달러 이상이 필요하며 국내 총생산의 10%가 북한에 쓰일 것이라는 보고가 있다. 그래서 자신이 살아있을 동안에는 절대로 통일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사람도 상당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이 가져야 할 태도는 무엇일까. 우리가 처한 상황을 하나님께 기도하며 예레미야와 같이 눈물로 기도해야 한다. 예레미야애가는 눈물의 고백이요 기도다. 민족의 멸망을 바라보면서 하나님께 눈물로 드린 탄원이다. 예레미야는 슬픔 속에서 가장 깊은 절망을 경험했고, 가장 깊은 믿음의 기도를 드린다. 우리도 깊은 절망 속에서 소망을 기도한 예레미야의 기도를 드려야 한다.

첫째, 우리는 하나님께서 여전히 한반도를 통치하신다고 믿고 기도해야 한다. 예레미야는 이렇게 고백했다. “여호와여, 주는 영원히 계시오며 주의 보좌는 대대에 이르나이다.”(애 5:19) 바벨론은 시온산의 멸망을 자신들의 신이 하나님을 이긴 것이라고 자랑했지만 예레미야는 결코 동의하지 않았다. 어떤 독재와 권력도 하나님의 통치를 막을 수 없다. 하나님은 여전히 북한 땅을 통치하고 계신다. 세상을 요동하게 만드는 그 어떤 일도 세상을 만드신 분을 어지럽히지는 못한다. 북한에서 교회가 사라진 것 같고 하나님의 임재하심이 떠난 것 같지만 하나님의 나라는 결코 북한에서 쫓겨난 것이 아니다. 하나님께서는 여전히 북한을 다스리고 계신다.

둘째, 하나님은 결코 북한을 더 오랫동안 이러한 상황에 버려두시지 않으실 것을 믿고 기도해야 한다. “어찌하여 우리를 영원히 잊으시고 우리를 이같이 오래 버리시나이까.”(애 5:20) 이 고백은 단지 부정적인 탄식이 아니다. 긍정적 대답을 전제로 하는 질문의 기도다. 이 고통의 때를 감해달라는 기도다. 예레미야가 이 기도를 드릴 무렵에는 어떠한 구원과 회복의 조짐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미 준비하고 계셨다. 하나님께서는 바벨론 포로기가 70년이 넘지 않도록 하셨다. 하나님께 간구하기를 정전 70년은 넘기지 말아달라고 기도해야 한다. 복음 안에서, 하나님 안에서, 자유 민주주의 체제 안에서 통일되는 역사가 일어나기를 기도해야 한다.

셋째, 하나님께서 북한에서 옛 신앙을 회복시키실 줄 믿고 기도해야 한다. “여호와여 우리를 주께로 돌이키소서 그리하시면 우리가 주께로 돌아가겠사오니 우리의 날들을 다시 새롭게 하사 옛적 같게 하옵소서.”(애 5:21) 예레미야는 옛날을 생각하면서 하나님의 도움을 간구할 수 있는 힘과 용기가 생겼다. 옛날 예루살렘의 영광과 다윗 왕국에 임하셨던 하나님의 임재를 기억할 때 우리의 날들을 옛날처럼 새롭게 해달라고 기도하게 되었던 것이다.

밤이 깊어지는 것은 새벽이 더 가까이 오고 있다는 증거다. 북한 땅에 어두움이 짙을수록 하나님께서 준비하신 역사의 아침은 오고야 말 것이다. 크리스천은 방관하며 무관심하게 기다리는 백성들이 아니다. 우리는 동족의 구원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이름을 생명책에서 끊어질 것도 각오한 바울의 결단을 본받아 북한과 한반도의 변화를 위해 기도하며 나가야 한다.

이재훈 (온누리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