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de&deep-남·북 사이버 전력 비교] 北 사이버戰 능력 세계최고 수준… 南보다 한수 위

입력 2014-11-26 02:15
사이버전은 총이나 대포를 쏘는 재래식 전쟁은 물론 핵전쟁보다도 더 무서운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 예고 없이 전력·통신·교통·상하수도망을 마비시키고, 육·해·공군의 주요 무기체계를 일시에 뒤흔들기 때문이다. 현대의 사이버전은 이미 현재진행형이다.

평시에도 적대 국가들은 온갖 해킹 시도를 통해 상대편의 기반시설을 혼란에 빠뜨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은 사이버전 능력 배양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소리 없이 치열한 전선이 형성된 사이버 공간에서 남북한도 한 치의 양보 없이 대치 중이다. 국방부가 전날인 24일 사이버전을 정식 '군사작전'으로 격상해 총체적 역량 강화에 착수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차원이다.

북한의 사이버전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인 미국에 버금간다는 평가를 받는다. 북한은 1990년대부터 사이버전 역량을 축적해 왔다.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미국이 지휘통제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소수 인력으로 이라크군 전체를 무력화시키자 북한은 더 심혈을 기울여 사이버전 능력 배양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생전인 2005년 “현대전은 전자전이다. 전자전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좌우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현재 우리 군이 파악하고 있는 북한군 사이버 전사는 5900여명이다. 일각에선 1만2000명이 넘는다는 말도 나온다. 북한은 우리나라 초등학교에 해당하는 인민학교의 영재들을 발탁해 금성 1, 2학교에서 매년 500시간 컴퓨터 전문 교육을 실시한다. 이들 가운데 우수한 학생들은 총참모부 산하 지휘자동화대학(전 미림대학)이나 김책공과대학 등에서 전문 교육을 받는다. 지휘자동화대학 한 곳을 통해서만 매년 100여명의 사이버 전사들이 배출된다.

바로 이들이 인민군 정찰총국에 배치돼 사이버전을 전담한다. 정찰총국 산하 ‘전자정찰국(121국)’ 소속의 해커 500∼1000명이 남한 군·전략기관에 대한 해킹과 바이러스·악성코드 유포를 도맡아 한다. 100명으로 편제된 사이버 심리전부대 ‘적공국 204호’는 남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심리전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아버지 김 위원장의 유지를 이어받아 지난해 8월 전략사이버사령부를 신설하라고 명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은 아직 이 사령부의 활동 내용은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북한의 사이버 공격 기술은 다양하다. 지난해 2월 국정원이 작성한 자료에 따르면 대규모 좀비 PC를 동원한 분산서비스거부(디도스·DDoS) 공격, 홈페이지·서버 침투 및 자료 삭제 등에 나서고 있다. 2009년 7월 7일 북한은 세계 61개국 435대의 서버를 이용해 한국과 미국의 주요 기관 웹 사이트에 디도스 공격을 감행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