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 동양화, 스마트폰과 모자, 음파전동칫솔과 패션, 냉장고와 자동차….
교차점이 없던 분야와의 협업인 ‘크로스오버 콜라보레이션’ 열풍이 전자 업계에 불고 있다. 특히 미술·패션계와의 협업으로 예술적 감성을 불어넣은 전자 기기들이 등장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갤럭시노트 엣지를 출시하며 예술 작가 3인과의 콜라보레이션인 ‘엣지 아트 스크린’을 지난 20일 선보였다. 갤럭시노트 엣지는 오른쪽 모서리 부분이 휘어진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제품이다. 작가들은 저마다 이 엣지 스크린을 떠올리며 생각한 작품들을 곡면 디스플레이에 담았다.
미디어아티스트 한계륜 작가는 엣지 스크린을 보며 달에 관한 추억을 떠올렸다. 한 작가의 작품을 다운받으면 갤럭시노트 엣지 오른쪽 곡면 스크린에 달이 차오르는 ‘설레는 달빛’ 작품이 빛난다. 초승달 모양부터 위로 올라갈수록 달이 차오르는 이 형상은 밤하늘의 둥근 달을 보며 설레던 한 작가의 유년 시절 기억이 담겼다. 이 밖에도 동양화가 이영지 작가는 ‘연애감정’ ‘추억의 나무’ 등 2종의 작품을 선보였고, 조각가 김민경 작가는 ‘매일 새로운 나’라는 주제로 ‘바느질’과 ‘아름다운 위장’이라는 화면을 엣지 스크린에 담았다.
LG전자는 지난 16일 스마트폰 아카(AKA)를 출시하며 모자 전문 멀티숍인 햇츠온(Hat’s on)과 손 잡고 ‘아카 스냅백’ 모자 4종을 선보였다. 아카는 ‘성격 있는 스마트폰’을 표방하며 4가지 각기 다른 캐릭터로 출시됐는데 모자 역시 이 캐릭터대로 옐로, 화이트, 네이비, 핑크 등 4종으로 판매된다. 소비자들은 이 스냅백 모자를 쓰고 인증샷을 촬영하는 이벤트에도 참여하고 있다.
구강 제품 기기도 크로스오버 콜라보레이션 열풍에 가세했다. 기존에는 화장실 세면대 구석에 자리 잡고 있어 디자인에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던 제품들이지만 최근에는 구강 제품들 역시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기 때문이다. 필립스코리아는 최근 패션 브랜드 앤디앤뎁(ANDY&DEBB)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앤디앤뎁의 ‘FlyMe’ 콘셉트가 적용된 ‘한정판 여행용 파우치’를 출시했다. 음파칫솔 다이아몬드클린 핑크 에디션과 치간 세정기 소닉케어 에어플로스 핑크 에디션, 그리고 진동클렌저 비자퓨어 피치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증정된다.
이탈리아 가전기기 업체인 스메그(SMEG)는 지난 3월 자동차 업체 피아트(Fiat)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소형차 친퀘첸토 차량 앞부분을 그대로 디자인한 냉장고 ‘스메그500’을 선보이기도 했다. 자동차 보닛을 여는 것처럼 구성된 이 냉장고에는 계기판을 닮은 전원장치와 온도조절장치 등이 달려 있어 실제 자동차와 흡사하다. 업계 관계자는 23일 “의외의 조합으로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할 경우 늘 ‘새로운 것’을 찾는 소비자들의 호응이 커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기획] 전자기기들 예술을 입는다… 전자업계 ‘크로스오버 콜라보레이션’ 열풍
입력 2014-11-24 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