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주요 선진국의 통화가치 쏠림 현상이 신흥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엔저(低)’로 대표되는 일본의 경제 및 통화정책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호주 브리즈번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9차 G20 정상회의 이틀째 제2세션에서 “선진국들이 서로 다른 방향의 통화정책을 펴면서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자국 여건만 고려한 선진국의 경제·통화정책은 신흥국에 부정적 파급효과를 미치고, 이것이 다시 선진국 경제에 악영향을 주는 역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일본이 타국과의 무역에서 불공정 이득을 얻기 위해 의도적인 통화팽창 정책을 쓰거나 환율을 이용해선 안 된다는 의미다.
박 대통령은 “각국의 통화정책이 신중히 조정되고 명확히 소통돼야 하며, G20이 이런 정책 공조에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3세션에서는 기후변화와 대응을 위한 녹색기후기금(GCF) 재원 조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G20의 참여를 촉구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제1위 에너지 공급국이자 제1위 건설·플랜트 시장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알사우드 왕세제와 양자회담을 갖고 경제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G20 정상회의에서 우리 정부의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 계획대로 이행될 경우 향후 5년간 우리 국내총생산(GDP) 제고 효과가 4.4%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날 박 대통령은 존 키 뉴질랜드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한·뉴질랜드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을 선언했다. 박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17일 귀국한다.
브리즈번=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朴 “신흥국 경제 부담”… 日엔저정책 우회 비판
입력 2014-11-17 0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