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북한의 미국인 억류자 석방은 자국 인권 문제로 압박 상황에 놓인 북한이 국제사회와 관계를 개선하려는 조치일 수 있다”고 말했다.
킹 특사는 13일 통일연구원 주최로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샤이오 포럼’에서 이같이 밝히고 “그러나 억류자 석방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지, 모종의 (북·미) 협상을 통해 된 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북한이 과거 국제사회가 제기하는 인권 문제에 대해 전적으로 무시하는 태도를 보여왔다”며 “그러다 올해 전례 없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것은 지난 2월 발표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로 하여금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해 국제사법재판소(ICC)에 회부할 수 있도록 한 권고는 북한에 책임성을 부여하고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중요한 신호”라며 “안보리가 반드시 북한 인권 문제를 ICC에 회부해 적절한 제재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킹 특사는 “북한 인권결의안이 유엔총회에서 채택되면 이후 안보리에 (결의안 내용을) 어떻게 전달할지도 고민해야 한다”며 “안보리 이사국들에 표결을 요구하는 것도 향후 논란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정훈 외교부 인권대사가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이 결의안 처리에 반대할 것으로 보느냐’고 질문하자 다루스만 보고관은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중국은 사실 COI 보고서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않고 있다”고만 답했다.
그는 “서울에 설치될 유엔 북한인권사무소가 해외 북한 노동자들의 강제노동 문제를 더 조사해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아울러 “북한의 변화를 위해선 외부의 압박과 내부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북한 지도부 책임을 묻는 노력을 진행하는 동시에 북한 측에 협력을 촉구하는 노력 역시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샤이오 인권 포럼은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하는 국제회의로, 1948년 세계인권선언이 채택된 장소인 프랑스 파리의 샤이오 궁(宮)에서 이름을 따왔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
“北, 인권문제 압박 무시하다 적극적으로 대응… 유엔 조사위 보고서가 중요 역할”
입력 2014-11-14 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