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초라한 날에 부르는 회복의 노래

입력 2014-11-13 02:16

나보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상대로 인해 박탈감을 느끼거나 시련이 닥쳐 누리던 것을 잃은 순간 초라해질 때가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의 가던 길을 멈추게 하고, 뛰던 발걸음을 주춤하게 만듭니다.

한때 골리앗을 쓰러뜨린 용사였고, 왕의 사위였던 다윗은 어느 날 왕의 미움을 받아 도망자가 되었습니다. 그가 처음으로 도망한 곳은 놉이라는 땅이었습니다. 거기서 그는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거짓말을 했고, 그 때문에 무고한 제사장 85명이 목숨을 잃습니다. 다윗은 이스라엘 안에서는 피할 곳이 없다는 생각에 블레셋 땅 가드로 피신합니다. 그러나 가드의 신하들은 ‘다윗은 위험한 인물이니 제거하라’고 했고, 다윗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미친 척을 했습니다. 간신히 살아남은 다윗은 깊은 산속으로 들어갔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자신의 모습이 너무도 초라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은 시가 오늘의 본문입니다. 그런데 비통해야 할 것 같은 이 시의 시작은 찬양과 감사로 시작하다가 확신으로 끝납니다. 다윗이 초라함과 낙심을 극복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는 어느 날 다가온 초라함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을까요.

바로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내가 여호와께 간구하매 내게 응답하시고’(4절), ‘부르짖으매’(6절), ‘의인이 부르짖으매’(17절) 등의 표현은 그가 기도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단순한 기도가 아닌 간구였고 울부짖음이었습니다. 기도는 살아계신 하나님과의 만남입니다. 다윗이 초라하게 느꼈던 근본적인 이유는 두려움이었지만 기도하며 하나님을 만나 다시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다윗은 치열하게 싸워 주시는 하나님을 만났기에 초라함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여호와의 천사가 주를 경외하는 자를 둘러 진 치고 그들을 건지시는도다’(7절)라는 말씀은 엄청난 병력을 이끌고 적진에 들어가 아군을 살려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윗은 하나님께서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지키고 보호하고 계셨다는 사실을 기도 중에 깨닫습니다.

다윗은 이미 승리했다는 확신을 주시는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모든 두려움에서 나를 건지셨도다’(4절), ‘모든 환난에서 구원하셨도다’(6절) 등의 표현은 모두 과거완료형으로 되어 있습니다. 기도하자마자 다윗의 환난이 끝나고 좋은 날이 찾아온 것일까요. 아닙니다. 실제로 위기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후 거의 10년 동안 사울에게 고통을 당합니다. 그러나 그가 완료형으로 시를 쓴 것은 미래의 승리가 너무도 확실했기 때문입니다. 기도하는 동안 그에게 새로운 세계가 열린 것입니다. 현재의 모든 아픔이 마치 과거처럼 느껴지게 된 것입니다.

신앙은 현금지급기가 아닙니다. 교회를 다니자마자 좋은 일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진짜 하나님을 만나면 현재의 고난을 이기는 힘이 생깁니다. ‘이렇게 나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이라면 결국에는 가장 아름답게 인도해 주실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됩니다. 초라하다고 느끼십니까. 세상 풍파에 지쳐 넘어지셨습니까. 낙심하지 마십시오. 기도하십시오. 다윗의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 대신 싸워 주시는 하나님, 승리의 확신을 주신 하나님이 여러분에게도 동일하게 임하실 것입니다.

길성운 목사(서울 성복중앙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