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SNS 위력… 여론·투표에 영향력 더 커져

입력 2014-11-06 03:50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가 여론형성과 정보획득, 투표독려와 결과 예측 등 정치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음이 4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도 확인됐다.

미국 CNN은 3일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의 조사결과를 인용해 이번 중간선거에서 등록유권자 중 16%가 소셜미디어에서 특정 정치인을 팔로(메시지 구독)했다고 보도했다. 2010년 조사의 6%에 비해 10% 포인트나 증가한 수치다.

30∼49세 유권자 중 26%는 정치인을 팔로했고 이들 중 40%는 선거 관련 뉴스를 접하려고 스마트폰을 이용한다고 답했다. 유권자들은 소셜미디어와 모바일 기기를 통해 자신들이 정치 과정에 참여하고 있으며 지지하는 정치인들과 더 유대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반영하듯 소셜미디어 업체들도 적극적으로 역할 확대에 나섰다. 선거 당일 페이스북은 미국 사용자들에게 선거일임을 상기시키는 배너를 노출해 투표소 위치를 연결·안내했다. 투표를 한 사람에게는 ‘나는 투표자(I am a Voter)’ 버튼을 눌러 투표 사실을 지인들에게 알릴 수 있게 했는데 이를 활용한 사용자는 300만명이 넘었다. 트위터 역시 ‘Election2014’라는 해시태그(#·검색키워드)를 활용해 이용자들이 선거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쉽게 알 수 있도록 하고 후보자들과의 연결을 도왔다.

업체들은 또 수집한 사용자들의 정치적 활동에 대한 자료를 선거 관련 분석과 보도에 적극 활용하게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페이스북과 함께 지난 7월부터 20만명 이상의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남긴 150만개 이상의 정치관련 메시지를 분석해 공개한 것이 대표적이다.

분석에 따르면 경제·고용 문제가 활발히 언급된 지역에서는 공화당이 오바마 정부의 실정을 틈타 소셜미디어 이슈몰이에서부터 우위를 점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공화당이 현역 주지사로 있는 위스콘신주의 경우 전체 메시지 중 최고 12.2%에 달하는 경제 관련 메시지가 쏟아졌는데, 도전자인 민주당 메리 버크에 맞선 워커 현 주지사의 캠페인이 적중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는 경제적 평등 이슈로도 이어져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지역이던 동북부의 러스트 벨트(Rust Belt: 철강, 자동차 등 사양화된 공업지대)가 왜 위기인지 소셜미디어상에서도 확인된다는 게 WSJ의 설명이다. 경제적 평등을 두고 격론을 벌인 이용자들은 제조업 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동북부에 집중됐다. 이 이슈가 가장 높게 측정된 100개의 선거구 중 47곳은 공화당 우세지역, 53곳은 민주당 우세지역인데 안정적인 공화당 우세지역과 달리 민주당은 9곳이나 역전을 허용했다.

힐러리 클린턴과 엘리자베스 워런 등 유명 여성 정치인들이 현역인 진 샤힌 상원의원에 대한 대대적 지원유세에 나선 뉴햄프셔의 경우 여성 관련 메시지가 급격히 증가한 지역으로 나타났다. 샤힌 의원은 지역구 수성에 성공해 민주당 ‘우먼파워’의 온·오프라인 영향력을 확인시켜 줬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