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사상 최대 분기실적을 내고도 되레 주가는 고꾸라지는 종목들이 생겨나고 있다. 실적 장세를 연출하기보다 매도물량에 밀리는 모양새다. 일부 증권사들은 이들 종목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도 정작 창구에서는 매도물량을 쏟아내며 주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호텔신라는 올 3분기 매출이 7922억원(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전년동기대비 15.5%, 영업이익이 578억원으로 전년 대비 44.3% 올랐다고 최근 공시했다. 면세점사업 수익률이 오르면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보고서에서 “4분기에도 개선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경쟁사의 면세점 출점과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재계약에 따른 비용 증가,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이슈 문제가 있지만 장기적으로 실적을 따라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주가는 실적을 반영하지 못했다. 호텔신라 주가는 지난달 29일 10만8000원으로 떨어진 이후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다만 5일에는 3.03% 상승했다. 특히 이 기간 신한금융투자는 6만4300주를 순매도했다. 모건스탠리(-15만9400주)와 대우증권(-4만2500주) 등도 매도 대열에 가세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5일 “보고서와 매매현황은 별개의 문제”라며 “전망을 긍정적으로 하더라도 곧바로 기존에 계획된 매매에 따라 매도우위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를 통해 나온 매도물량에는 국내 증권사들의 물량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증권사들이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한 기업에 대해 ‘매수’를 권고하더라도 투자자들은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얘기다. 거래소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직접 거래하는 자기매매 외에 다른 창구를 통해 위탁 거래하는 물량이 많다보니 증권사 전망과 매매 현황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LG이노텍도 마찬가지다. 올 3분기 매출은 1조6493억원(전년동기대비 3.4% 상승), 영업이익 1029억원(84.6% 상승)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중국 업체들의 저가 부품 때문에 LED 업황이 나빠질 것이란 전망에 주가는 추락했다. 실적발표일인 지난달 29일 기관의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10만1500원으로 떨어진 뒤 5일 8만43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5일에는 회사채 발행 수요가 목표치(1000억원)보다 7.5배 많은 7500억원 몰리면서 전날보다 2100원(2.55%) 상승하는 등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기획] 호텔신라·LG이노텍 등 최대 실적에도 주가는 역주행 왜?
입력 2014-11-06 02:52 수정 2014-11-06 14: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