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의 ‘포워드 농구’가 활짝 꽃을 피우고 있다.
오리온스는 개막 후 8연승을 질주하며 선두에 올라 있다. 이번 시즌 개막 전 오리온스의 강세를 예상한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주축 선수인 김동욱이 무릎 부상에 시달리고 있는데 ‘마당쇠’ 최진수마저 입대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추 감독은 준수한 실력을 갖춘 외국인 선수 리온 윌리엄스와 앤서니 리처드슨을 버리고 기량이 검증되지 않은 트로이 길렌워터와 찰스 가르시아를 뽑는 모험을 택했다.
추 감독은 연전연승 비결에 대해 “예전부터 추구해 온 포워드 농구를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포워드 농구란 키가 190㎝를 넘고 내외곽 능력을 모두 갖춘 포워드들을 동시에 출전시켜 높이의 우위를 점한 뒤 상대를 공략하는 전술이다.
추 감독은 이승현(197㎝), 장재석(204㎝), 허일영(195㎝), 김도수(195㎝), 길렌워터(199㎝) 등 높이와 스피드를 겸비한 선수들을 앞세워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추 감독은 부산 KTF(현 부산 KT)를 이끌던 2006∼2007 시즌 조성민, 송영진, 이한권, 김도수, 애런 맥기, 필립 리치 등으로 구성된 포워드진으로 팀을 챔피언결정전에 진출시킨 바 있다.
가드진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주전 포인트가드 이현민은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4.5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지만 이번엔 8경기에서 평균 7.1 어시스트를 하며 코트의 사령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베테랑 가드 임재현과 2년차 가드 한호빈도 제 몫을 다하고 있다.
오리온스 가드진의 진가는 수비에서 드러난다. 지난 27일 오리온스 8연승의 제물이 된 전주 KCC의 허재 감독은 “앞선에 있는 상대 선수들이 타이트한 수비를 펼치는 바람에 우리가 준비한 플레이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오리온스 가드진을 칭찬했다.
오리온스는 30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최하위 안양 KGC인삼공사마저 꺾으면 1997년 프로농구 출범 이후 최초로 개막 9연승이라는 역사를 쓰게 된다. 역대 최소경기 전 구단 상대 승리도 달성하게 된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추일승 ‘포워드 농구’ 마침내 꽃피우다
입력 2014-10-30 0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