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서 예·적금 상품을 들 때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건 ‘최고금리’다. 저금리 시대에 최고 연 3% 중반 이상을 보장해주겠다는 소개는 당장 상품 가입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높은 이자율만 보고 덥석 가입했다 우대조건을 채우지 못해 제대로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소비자문제연구소 컨슈머리서치는 28일 KB·우리·신한·기업·농협·하나·외환·SC은행 등 8개 주요 은행에서 판매 중인 정기적금 금리를 조사한 결과 연 3% 이상 1년제 적금 상품 16개 가운데 기본금리가 3%를 넘는 적금은 1개뿐이라고 지적했다. 금리는 기본금리와 우대금리를 더해 결정되는데 대부분 상품이 2%대 기본금리에 카드이용실적, 급여이체 등 조건 충족에 따라 2∼3%의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구조다.
컨슈머리서치는 은행들이 자사 카드 이용을 늘리기 위해 일정액 이상 카드를 사용할 때 우대금리를 제공하지만 납입한도가 작아 실질적으로 고객 손에 들어오는 이자는 얼마 되지 않는다고 문제를 제기한다. 예를 들어 연 4.7% 상품에 월 20만원씩 넣었다면 5만2000원의 이자가 발생하는데, 기본금리 2.7%(3만원)와 2만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만큼 혜택을 보기 위해선 1년에 카드를 수백만원 긁어야 한다. SC은행 ‘부자되는적금’과 우리은행 ‘우리함께행복나눔적금’ 등은 월 납입액이 각각 10만원과 25만원, 10만원과 20만원 두 종류밖에 없고, 우대금리를 받기 위해선 1년에 수백만원을 써야 한다.
최현숙 컨슈머리서치 대표는 “은행이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소액 단기 저축상품을 이용해 카드 수수료 수입 올리기에 급급하다”며 “고금리에만 현혹되지 말고 실제 수익률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은애 기자
[비즈카페] 은행, 우대·고금리 꼼수에 속지마라
입력 2014-10-29 02: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