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달래기 나선 SKT… 가입비 11월부터 폐지·보조금 인상

입력 2014-10-24 03:38

SK텔레콤이 휴대전화 가입비를 11월부터 전면 폐지한다. 갤럭시 노트4 등 최신 스마트폰에 대한 보조금도 높였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냉랭해진 소비자의 마음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승부수다.

SK텔레콤은 현재 1만1880원인 휴대전화 가입비를 11월 1일부로 폐지한다고 23일 밝혔다. SK텔레콤은 1996년 처음 도입될 당시 5만5000원이었던 가입비를 그동안 단계적으로 인하해 왔다. 2009년 11월 3만9600원으로 1만5400원 가입비를 내린 데 이어 지난해와 올해 8월 각각 2만3760원, 1만1880원으로 가입비를 계속 인하했다.

이는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계획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2013년 40%, 올해 50% 가입비를 인하하고 내년 9월에는 가입비를 전면 폐지키로 했다. SK텔레콤의 가입비 폐지 결정은 정부 계획을 10개월 앞당긴 것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정부의 로드맵에 따를 계획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결정은 단통법 시행이 이동통신사에 유리하다는 부정적 여론을 해소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부정적인 여론이 계속 형성될 경우 통신요금 인하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통신요금 절감 방안을 선제적으로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휴대전화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로 신규 가입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고, 단통법 시행 이후 번호이동 숫자도 크게 줄었기 때문에 가입비 폐지로 인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통신비 인하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고객 통신비 부담을 경감함과 동시에 단통법 시행 초기 침체된 시장에 활력을 불러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통 3사는 최신폰에 대한 보조금 규모도 끌어올리고 있다. SK텔레콤은 갤럭시 노트4의 보조금을 10만9000원 상향해 최대 22만원으로 올린다고 밝혔다. 갤럭시S5 광대역 LTE-A와 LG전자 G3 Cat.6는 최대 25만원이 지급된다. KT와 LG유플러스는 갤럭시S4 LTE-A 16GB는 출고가를 5만5000원 내려 64만4600원에 판매한다. KT와 LG유플러스도 조만간 최신폰에 대한 보조금을 조정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이통 3사는 멤버십 혜택을 강화하고 요금제를 변경해도 위약금을 추가 부담하지 않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출시하는 등 단통법 시행 이후 고객 마음 돌리기에 매진하고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