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유럽정상회의(아셈·ASEM)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3주 연속 하락해 한 달 만에 40%대로 떨어졌다. 해외 순방 이후 대통령의 지지도가 상승했던 전례에 비춰 이례적이다. 아셈 기간 중 터져 나온 개헌 논란과 불확실해진 남북 고위급 접촉 가능성 등 국내 이슈에 묻혀 상승효과가 상쇄된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전주보다 0.5% 포인트 하락한 49.8%를 기록했다. ‘잘하는 편’이라는 응답은 35.2%였고 ‘매우 잘함’은 14.6%에 그쳤다. 지난 13∼17일 19세 이상 25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및 자동응답전화 등 유무선 전화로 조사한 결과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 포인트였다.
통상적으로 해외 순방 이후 외교·경제 협력 성과가 언론 보도로 부각되면서 대통령 지지율 상승이 뒤따랐다.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달 말 유엔총회 기조연설 등 외교 행보를 마친 뒤 박 대통령의 지지도가 4주 만에 반등, 50%대(51.8%)로 올라선 것이다. 지난 3월 말에는 독일 네덜란드 등 순방 효과로 62.6%를 나타내기도 했다. 지난해 9월 초에도 G20 정상회의 이후 67.0%라는 취임 이후 최고 지지도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순방 효과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개헌 발언 후폭풍, 북한의 남북 군사회담에 대한 ‘전말 공개’ 등에 묻힌 것으로 해석된다.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는 “G20 정상회담을 비롯해 미국 일본 등 강대국과의 정상회담 이후에는 보통 지지율이 오르지만 이외 정상회담은 상승폭이 크지 않은 데다 해외 일정 중 굵직한 국내 이슈 때문에 오히려 하락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에 대한 지지율도 개헌 논란 등 영향을 받아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야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김 대표는 전주보다 1.0% 포인트 떨어진 15.7%를 기록, 2주 연속 하락하며 박원순 서울시장(18.9%)에 이어 2위를 유지했다. 여권 차기주자 지지도에서도 14주째 선두를 달리고 있으나 전주보다 1.2% 포인트 하락한 17.1%로 조사됐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해외 순방 후엔 올랐는데… 박근혜 대통령 지지도 이번엔 ↓
입력 2014-10-21 0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