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500주년 맞아 ‘루터 전집’ 나온다

입력 2014-10-21 02:47

독일 신학자 마르틴 루터(1483∼1546)의 종교개혁 500주년(2017년)을 앞두고 루터의 전작을 한국어로 옮기는 작업이 시작된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루터의 저작 중 주요 내용을 발췌한 선집이 나온 적은 있지만 전집이 발간된 적은 없었다.

20일 기독교한국루터회(루터회)에 따르면 루터회는 오는 26일 경기도 용인 루터대에서 루터 전집 발간 취지와 번역에 참여하는 연구진을 소개하는 ‘루터 전집 번역사업 기념식’을 개최한다.

김철환 루터회 총회장은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한국 기독교인에게 어떤 선물을 할까 고민하다 루터 전집을 번역하자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김 총회장은 “엄청난 비용과 인력이 투입되는 작업”이라며 “교단을 초월해 수많은 신학자들이 번역 작업에 동참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루터 전집 번역에 참여키로 한 국내 신학자는 약 30명에 달한다. 이들 학자가 소속된 대학은 연세대 성균관대 루터대 한신대 장로회신학대 감리교신학대 목원대 등 다양하다.

번역진이 ‘텍스트’로 삼은 책은 미국 출판사 컨콜디아(Concordia)가 출간한 루터 전집(사진)이다. 이들은 현대 독일어가 아닌 16세기 독일어로 쓰인 루터의 ‘원작’을 번역하는 건 어렵다고 판단해 미국 번역서를 중역(重譯)하는 방법을 택했다.

컨콜디아 전집엔 루터의 성경 강해나 설교 등이 담겨 있으며 분량은 총 55권이다. 루터회는 이들 중 31∼55권을 먼저 번역해 2017년 발간한다. 31권부터 번역하는 건 1∼30권의 주요 내용이 1989년 선집 형태로 발간됐기 때문이다. 루터회는 2017년까지 과거 발간한 선집의 개정판을 내놓기로 했다. 1∼30권 번역 작업은 2017년 이후에 진행된다.

이병창 루터회 교회협력국장은 “이미 번역을 시작해 전집의 색인(索引) 부분인 55권 번역을 최근 마쳤다”고 전했다. 그는 “색인 번역이 끝났다는 건 번역의 가이드라인이 잡혔다는 것”이라며 “한국교회가 새겨들어야 할 루터의 많은 가르침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