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믿음의 사람들을 수용하라

입력 2014-10-21 02:21

우리는 보통 초대교회를 모범적인 교회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초대교회를 섬긴 사람들이 모두 모범적인 성도는 아니었습니다. 요한3서 1장 9절에 보면 디오드레베라는 사람이 등장합니다. 이 사람은 교회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던 사람으로 보입니다. 앞장서서 성도들을 움직이고 누군가를 교회에서 몰아낼 수도 있는 힘을 지닌 사람으로 묘사됩니다. 그런데 요한 사도는 이 사람에 대해 “그들 중에 으뜸 되기를 좋아하는 디오드레베”라고 지칭하고 있습니다.

요한 사도는 왜 디오드레베를 좋지 않게 지칭했을까요. 9절에 보면 그는 편지를 받고도 사도로 맞아주지 않았습니다. 말씀을 맡고 있는 사도를 맞아주지 않았다는 말은 사도가 전하는 복음을 거부했다는 뜻입니다. 구체적인 행동을 보면 10절에서 “그가 악한 말로 우리를 비방하고도 오히려 부족하여 형제들을 맞아들이지도 아니하고 맞아들이고자 하는 자를 금하여 교회에서 내쫓는도다”라고 했습니다.

디오드레베는 교회에서 주도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스스로 사도를 맞아들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맞아들이려고 하는 다른 성도들의 봉사와 헌신도 막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요한 사도는 디오드레베는 악한 사람이므로 그 행동을 본받지 말라고 권고합니다. 디오드레베는 왜 자기는 하지도 않으면서 다른 사람의 헌신까지 막았을까요. 요한 사도는 그가 ‘으뜸 되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합니다.

교회에는 항상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옵니다. 당연히 그래야 합니다. 그들 가운데는 초신자도 있지만 이동해오는 교인도 있습니다. 이사와 같이 부득이한 사정으로 이동해오는 교인들을 맞을 때 우리는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할까요.

어떤 이는 다른 사람이 우리 공동체 안에 들어옴으로써 자신의 입지가 위축된다고 여겨 새로운 사람을 반대합니다. 다른 사람, 충성되게 봉사하는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은 대체로 교회 안에서 헌금과 봉사를 많이 하면서 자신의 입지를 강화해 자기 뜻대로 교회를 움직인다고 생각하는 사람일 수 있습니다. 이들은 그러한 영향력을 사람들에게 보이고 사람들이 알아주는 것을 당연시하며 기쁨으로 여기는 사람들입니다. 사도는 이들에 대해 악하다고 합니다.

로마서 16장 1∼2절에 보면 바울은 로마교회에 뵈뵈를 추천합니다. 뵈뵈는 평신도로서 바울을 도왔던 여성도입니다. 당시 뵈뵈가 왜 그곳으로 가게 됐는지, 가서 무슨 일을 하게 될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바울은 뵈뵈가 교회에 들어갈 때 분란이 생기고 반대가 있을 것을 우려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2절에서 말합니다. “너희는 주 안에서 성도들의 합당한 예절로 그를 영접하고 무엇이든지 그에게 소용되는 바를 도와줄지니 이는 그가 여러 사람과 나의 보호자가 되었음이라.”

우리는 교회에서 봉사하며 우리 스스로의 명예와 입지를 위해 같은 봉사자들을 반대하고 방해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교회 안에서 으뜸 되는 것을 기대하고 즐기는 교인이 되지 말아야 합니다. 내가 하지 않는다고, 다른 성도의 봉사까지 방해하지 말아야 합니다. 다른 성도들의 봉사를 기꺼이 축복할 수 있는 좋은 교인이 되어야 합니다.

최동식 목사(고흥읍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