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관진-황병서 직접 접촉 제의했다”

입력 2014-10-17 04:00
북한은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발생한 남북 함정 교전과 관련해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통지문을 보내 판문점에서 직접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을 제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6일 밝혔다.

중앙통신은 전날 남북 군사 당국자 접촉 성사 과정을 밝히는 내용의 '공개보도'를 통해 "지난 7일 남북 함정 간 총격 직후 김 실장에게 각서를 보내 '이번 사태를 수습할 목적으로 귀하와의 긴급 단독 접촉을 가질 것을 정중히 제의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북한은 각서를 보낸 주체를 밝히지 않았지만 황병서 총정치국장 명의의 각서로 보인다.

중앙통신은 또 "각서는 8일 오전 1시23분과 10일 오전 7시10분에도 보냈다"며 "우리가 11일 오전 10시까지 입장 표명이 없으면 지금까지 상황을 다 공개할 것이라고 밝히자 남측에서 10일 오전 8시25분에 긴급 접촉 요구에 응하겠다는 회답문을 보내왔다"고 소개했다. 이어 "남측은 회답문에서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을 보내겠다는 입장을 밝혀와 이를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중앙통신은 북측이 15일 접촉에서 △서해 예민한 수역을 넘지 않는 문제 △선(先)공격 하지 않기 △교전수칙 수정 등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북측은 회담 내용을 공개하자고도 요구했으나 남측이 반대했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남측은 북측 제안에 대해 막무가내로 논의 자체를 회피했다"면서 "(이 때문에) 예정된 북남 고위급 접촉 개최의 전도가 위태롭게 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방부는 중앙통신 보도에 대해 "북측은 7일 황 총정치국장 명의의 통지문에서 긴급 단독 접촉을 제안하면서 김영철 국방위원회 서기실 책임참사 겸 정찰총국장이 특사로 나올 것이며 김 실장과의 판문점 접촉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또 "이에 우리가 비공개 군사 당국자 접촉을 제안해 북측이 수용했다"며 "북측도 14일 명단 통보 때 '비공개 접촉'임을 명시했었기에 내용을 비공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통일부도 이날 오전 한때 '긴급 단독 접촉'이 김 실장과 황 총정치국장이 단독으로 만나는 것이라고 브리핑했다가 1시간 뒤 전통문 발송 주체만 그럴 뿐 만나는 당사자는 김영철이라고 정정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