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을 얻은 뒤로 아무 희망도, 답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 힘든 세월을 이겨낸 경험이 다른 정신장애인에게 희망이 된다는 것이 너무나 기쁩니다.”
대학 졸업 때만 해도 남들과 다르지 않았던 정지만(가명·51)씨의 인생은 취직 후 극심한 스트레스로 정신질환을 앓으면서 완전히 바뀌었다. 정신장애 3급을 얻은 정씨는 일자리에서도 가정에서도 외면당했다. 그 후로 20년, 정신장애 극복과 재활을 위해 애써온 정씨에게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서울시정신건강증진센터가 창출해낸 ‘동료지원가’ 양성 과정을 만난 것이다. 훈련과 면접·심사를 통과한 정씨는 이달부터 대형 병원에서 동료지원가라는 스태프로 당당히 일하게 됐다. 계약직이긴 하지만 주당 25시간 근무에 100만원이 넘는 월급도 받는다. 정씨가 병원에서 강연을 하고 상담을 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다른 동료 장애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되고 있다.
공단은 16일 정씨와 같은 동료지원가 12명이 이대목동병원, 서울시서울의료원, 한마음복지재단 등 7개 기관에 취업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공단 관계자는 “작년에 처음 10명이 사회복지재단·정신보건센터 등에 취업한 데 이어 올해는 대형 병원에까지 취업하는 성과가 났다”면서 “당사자는 물론 기관에서도 다른 장애인들의 재활 의지가 높아진다며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장애인들 재활·취업에 ‘희망’… ‘동료지원가’ 양성 과정 잇단 결실
입력 2014-10-17 02:34